“벌써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 슬픔을 어찌할까요.”
14일 홍남순 변호사의 타계 소식이 알려진 이후 광주는 슬픔에 잠겼다. 시민들은 하나 같이 “광주의 큰 어른을 잃었다”며 침통해 했고,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는 15일에도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줄을 이었다. 고인의 영전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 여야 대표 등 각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추모객을 맞았다.
이틀째 빈소를 지키고 있는 고인의 둘째 아들 기훈(54)씨는 “이제 편히 쉬시겠죠.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겠어요…”라며 말을 잊지 못한 채 울먹였다.
이날 오전 동료 의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방명록에 “슬픕니다. 정말 그리워 할 것입니다”라고 써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오후 빈소를 찾아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양심적인 분이 세상을 떠나셔서 안타까운 마음에 찾아 뵙고 인사 드리는 것이 도리이자 예의라고 생각했다”며 애도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홍 변호사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게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이었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한 고인 같은 분이 계셔서 우리나라가 발전했다”고 답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4일 밤 빈소를 찾아 “광주정신이 사라졌다”며 애석해 했고, 한화갑 민주당 대표도 “5ㆍ18의 정신적 지주를 잃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반 시민들의 추모행렬도 이어졌다. 강모(70)씨는 “1980년 5ㆍ18 당시 시위대 선봉에서 민주화를 목놓아 외치던 백발의 홍 변호사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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