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파업 후유증 탓일까. 자동차 업계의 하투(夏鬪)가 뜨거웠던 올 하반기 이후 소비자보호원이 차량결함으로 관련 업체에 무상 수리를 권고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5일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7월부터 9월까지 소비자 안전넷(http://safe.cpb.or.kr) 코너에 무상수리 권고나 리콜 정보를 게시한 건수가 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올 상반기 결함건수(9건)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가 파업을 벌이거나 여름 휴가를 앞두고 작업장의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차량 결함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10월 이후에도 파업기간 중 생산된 차량에 대한 소보원의 무상수리 권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보원은 올해 5월16일부터 7월23일까지 기아차가 생산한 뉴카렌스 LPG차량 9,813대에 대해 빗물 누수를 이유로 무상수리를 권고했다. 소보원은 “소비자 불만이 다수 접수돼 조사한 결과, 앞 유리와 차량 판넬을 접착하는 ‘실러’ 처리가 불량하고, 뒷 트렁크의 배수구도 좁아 조수석 및 3열 시트바닥에 누수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이와 별도로 뉴 오피러스에 대한 무상점검도 벌이고 있다. 소보원에 따르면 연료계통 부품의 결함으로 주유 시간이 길어지거나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없는 사례가 잇따라 회사측이 자체적으로 관련 차량에 대해 무상점검을 실시 중이다. 대상은 5월29일부터 7월13일까지 생산된 3,043대이다.
현대차 그랜져TG도 10일 무상수리 권고를 받았다. 소보원은 이 차의 창문을 작동할 때 소음이 발생한다는 불만이 접수돼 조사를 벌인 결과, 2006년 7월4일 이전에 생산된 일부 차량에서 창문 구동 모터의 부품 불량을 확인했다.
GM대우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윈스톰도 차량을 구매한 고객을 상대로 무상수리를 벌이고 있다. 무선키 수신기 프로그램의 작동 오류로 무선키를 이용해 문을 열 수 없거나, 전지가 정상수명보다 조기 방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주로 올 상반기 생산한 신형 SM5와 SM7 차량에서 결함이 발견돼 무상수리 권고를 받았다. 기존 차량을 개량하면서 전면 유리의 곡률을 개선했으나, 초기 품질불안으로 일부 부품에서 내부 응력이 증가돼 주행시 각종 진동 충격으로 유리에 금이 가는 현상이 확인됐다. 소보원의 권고에 따라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올해 5월22일까지 생산한 SM5 2만7,809대와 SM7 8,877대에 대해 무상 점검 및 수리를 벌이고 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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