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성장 위주의 개혁에 대한 성찰을 공론화하면서 이 같은 변화에 직ㆍ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중국 ‘신좌파’가 집중 조명 받고 있다.
왕후이(汪暉) 칭화(淸華)대 교수, 추이즈위안(崔之元) 칭화대 교수, 왕샤오밍(王曉明) 상하이(上海)대 교수로 대표되는 중국의 ‘신좌파’는 현재 중국에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 개혁을 비판하며 중국식 사회주의 안에서 대안을 찾을 것을 주장하는 ‘비판적 지식인’들이다.
뉴욕타임스는 15일 주말매거진에서 신좌파의 사상적 배경과 이념을 소개했다. 개혁에 뒤쳐진 8억 중국 농민들의 복지 체제 구축 등 사회주의 이념에 뿌리를 두고 개혁 수정을 주장해온 신좌파 지식인들이 중국 사회 변화에 미칠 파급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왕 교수가 주간으로 있는 사상잡지 ‘독서(讀書)’ 등을 중심으로 신좌파가 전개해온 개혁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에 상당한 공감대를 얻고 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 2020년까지 도농간 빈부격차 해소 등 조화사회 건설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11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6회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는 신좌파의 영향력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왕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도시와 농촌 간,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간의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한 것은 도시 지역의 부 창출에만 매달려온 중앙정부의 개혁정책”이라고 진단하며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는 복지 체제의 해체, 빈부간 소득격차 확대, 환경 위기 심화만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장 경제가 국가를 민주주의와 번영으로 이끌 것이라는 생각은 근거 없다. 중국은 서방세계의 질서에, 특히 미국 경제에 더 의존하게 됐다”며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비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루신(魯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왕 교수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가담했다가 재교육을 위해 배치된 산시(山西)에서 경제개혁의 성과를 맛보던 도시와 달리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농촌의 불평등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을 “공산당이 아직 완수하지 못한, 농민과 노동자에 대한 책무를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신좌파가 공산당 지도부에 변화의 동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점은 톈안먼 사태를 주도한 반체제 인사들과 차별된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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