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안보리 결의에 거부의사를 밝힌 뒤 퇴장한 박길연 주 유엔 북한대사의 언행에 발끈해 언성을 높이다 러시아와도 신경전을 벌였다.
박 대사의 행동을 보고 흥분한 볼튼 대사는 박 대사의 빈 의자를 가리키며 “1960년 니키타 흐루시초프 당시 소련 서기장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연단을 두드렸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며 “유엔은 북한을 축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 의장인 오시마 겐조(大島賢三) 일본 대사에게 볼튼 대사가 “흥분한 상태라도 적절치 못한 비유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해 사사건건 격돌했던 과거 미소 냉전시대를 연상케 했다.
앞서 박 북한 대사는 안보리 대북 결의 채택 후 입장발표를 통해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미국의 추가 압력이 있으면 이를 전쟁선포로 간주하겠다”고 말한 뒤 안보리 회의장에서 나가버렸다.
박 대사는 회의장 주변의 취재진 앞에서도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의 핵 위협과 적대정책에 따른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안보리가 이중기준을 적용해 공평성을 상실한 채 제재를 결의한 것은 ‘갱단 같은 행위’”라고 격하게 비난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