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도의 달인’으로 불리는 범주스님(63ㆍ속리산 달마선원장)의 선묵(禪墨) 인생 40년을 결산하는 전시가 13일 서울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시작됐다.
범주스님은 이날 오후 2시 조계사 경내 마당에서 초대형 붓으로 거대한 달마도를 그리는 개막 퍼포먼스를 펼쳤다. 대형 달마도를 단숨에 그려내는 이런 퍼포먼스를 스님은 지난 해 11월 부산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범어사에서 각국 퍼스트레이디 앞에서 선보여 찬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학(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스님은 졸업과 동시에 출가, 수행과 포교의 방편으로 달마도를 그려왔다. 달마도와 같은 선묵화는 무념무아의 경지에서 그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선 수행의 요체와 통한다. 스님은 “선묵화는 마음을 비우고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여야만 그릴 수 있으며, 그런 선묵화라야 보는 이의 마음을 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수행을 떠나 부적처럼 팔리는 달마도의 유행에 일침을 놓는 말이다.
23일까지 열리는 서울 전시에서는 선묵화 100여 점과 선묵도자기 50점이 선보이며, 11월 10일부터 20일까지는 부산 국제신문사 화랑으로 장소를 옮긴다. 때맞춰 범주스님의 선다화(禪茶畵)전도 서울 사간동 법련사에서 13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선다화는 차인(茶人)들이 다실에 거는 그림을 가리키는데, 선 수행의 하나로 차를 마시는 스님들의 전통이 그림과 결합한 것이다. 부산 전시는 선묵화와 선다화를 함께 선보인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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