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과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13일 국회 문광위의 문화관광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나라당 의원들과 격하게 맞붙었다. 양 비서관은 8월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 경질 파문을 두고 국회 운영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막말을 주고 받은 데 이어 이날도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이 수석과 양 비서관의 오만 방자함과 무소불위한 행태가 대통령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양 비서관은 “어떤 점이 오만 방자한 지 말 해 달라”고 즉각 응수했다. 정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 “반성하라”며 호통을 쳤지만 양 비서관은 “어떤 부분을 반성해야 하느냐”, “반말 하지 말라”며 받아 쳤다.
정 의원은 “증인이 국회에 나와 이렇게 떳떳하게 말하는 게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는 것이냐”며 양 비서관의 답변 태도에 대해 이 수석에게 따졌다. 이 수석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수석은 유 전 차관 파문의 발단이 된 아리랑TV 부사장 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한 것이 위법이라는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 등의 비판에 “대통령 책임제에서 아리랑TV가 부도 나면 누가 책임일 질 건지 의원님께 내가 묻겠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양 비서관이 있어서 대통령 지지도가 더욱 떨어지고,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니 정말로 감사하다”고 비꼰 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가 어디서 자기를 앞세우고 사견을 말하느냐, 제발 제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양 비서관은 이번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양 비서관은 “배 째드리죠” 발언과 관련, “결단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유 전 차관이 국회에 나와 진위를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보다 못한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이 수석과 양 비서관의 태도를 질타했다. 지병문 의원은 “국민 의혹을 풀기 위해 의원이 지적을 하면 자중자애 하라”고 했고, 전병헌 의원은 “두 사람이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을지 걱정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답변하는 데 집착하는 게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 같으냐”고 나무랐다. 이 수석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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