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크 쿠르조씨의 남편 장 루이 쿠르조(40)씨는 부인의 임신과 피붙이의 죽음을 과연 몰랐을까.
베로니크씨는 프랑스 경찰에서 “평소 헐렁한 옷으로 몸을 가리고 다녔고, 남편은 장기간의 외국 출장이 잦아 임신과 출산 사실을 몰랐다”며 단독범행임을 주장했다.
우리 경찰도 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 방배경찰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남편 쿠르조씨가 알고 있었다면 굳이 경찰에 신고했을 리 없었을 것”이라며 “다른 피의자와 달리 쿠르조씨가 프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혐의를 극구 부인한 것도 부인의 임신 사실을 몰랐거나 부인이 남편 몰래 영아들을 살해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남편의 공모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한국 경찰은 부인과 달리 쿠르조씨에 대해서는 아직 형사입건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2003년 12월 베로니크씨가 대학병원에서 출산 후 감염 때문에 자궁적출 수술을 받을 때 남편 이 보호자로서 수술동의서에 서명했다. 강덕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범죄심리과장은 “부인이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오랜 기간동안 남편이 전혀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숨진 남자 영아들이 이란성 쌍둥이인지, 2002년과 2003년에 태어난 연년생 형제인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숨진 두 영아의 몸무게가 각각 다르고, 합하면 7㎏에 달하기 때문에 쌍둥이보다는 연년생 형제일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며 “쿠르조씨 집에서 발견한 2003년 가족사진을 보면 베로니크의 배가 생각보다 많이 불러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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