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동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의 피의자인 프랑스인 베로니크 쿠르조(39ㆍ여)씨가 한국에 오기 전에도 영아 1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숨진 서래마을 영아들은 쌍둥이가 아닌 연년생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2일 프랑스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베로니크씨가 2명은 한국에서 목졸라 살해했으며, 다른 1명은 한국에 가기 전인 1999년 7월 프랑스에서 불태워 죽였다”고 보도했다. 다른 1명의 아이가 쿠르조씨와 남편 장 쿠르조(40)씨 사이에서 난 자식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베로니크씨의 변호인인 마르크 모랭은 이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입장을 전했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베로니크씨가 서래마을에서 살해한 아이들은 쌍둥이가 아니라 연년생이며 2002년과 2003년 각각 목졸라 살해됐다. 만약 그렇다면 베로니크씨는 한국에 입국한 2002년 8월부터 2003년 11월 사이에 한 차례 출산한 뒤 영아를 살해해 냉동고에 보관하고, 재차 아기를 낳아 마찬가지로 영아 상태에서 살해한 엽기행각을 반복한 셈이다. 한국 경찰도 두 아이가 쌍둥이인지는 불명확하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베로니크씨가 “2003년 11월 집 욕실에서 15분 간격으로 두 아이를 낳은 뒤 목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일간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2003년 11월 출산은 두 아들(9ㆍ11세)이 집에 없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 사이 욕실에서 이뤄졌다. 베로니크씨는 피임에 실패해 아이들을 낳을 수 밖에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베로니크씨는 “남편은 장기 외국출장이 잦아 임신사실을 숨길 수 있었다”며 “남편은 죄가 없다”고 단독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부부와 수년간 알고 지낸 한국의 지인들도 임신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프랑스 언론들도 “남편 쿠르조씨가 부인의 자백 이후 정신적 충격에 빠졌다”고 전하는 등 남편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있다.
프랑스 경찰은 이에 따라 베로니크씨의 이해할 수 없는 행위가 정신병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베로니크씨가 왜 아이를 원하지 않았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베로니크씨의 주변 사람들은 범행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베로니크씨의 아버지인 로베르씨는 “베로니크가 질투하는 성격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베로니크씨의 친구들도 수줍음을 많이 타고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으로 그를 평가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아이들을 아주 편하게 대하는 편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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