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인 사망자가 60만명이 넘어섰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의 의학전문지인 란셋은 12일 존스홉킨스대학의 블룸버그 공중보건연구소 조사를 인용,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이후 지금까지 전쟁이나 폭력사태로 인한 희생자가 최대 65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라크 전체 인구의 2.5%에 달한다.
이번 조사는 존스홉킨스 대학과 이라크의 알 무스탄시리아 대학이 5월부터 7월까지 합동으로 이라크의 47개 지역 1,849가구를 직접 방문해 얻은 것이다.
이 추정치는 이라크 정부와 미국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 숫자에 비해 수배 이상 많은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조사에 따르면 매달 평균 1만5,000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달 유엔이 발표한 7월 한달 민간인 사망자(3,590명)의 4배에 이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직접 밝힌 사망자 3만명 내외와는 무려 20배 차이다. 특히 사담 후세인이 집권 20년 동안 학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29만여명에 비해서도 2배가 넘는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사망자의 55%는 전쟁이 아닌 폭력사태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의 유형으로는 총격사건이 56%로 절반을 넘었고, 차량폭탄 테러 등 폭발사고가 27%, 공습이 13%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시아파와 수니파간의 종족간의 분쟁이 심화되면서 사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은 2004년까지 이라크에서의 전체 사망자 는 최대 19만4,000여명이라고 발표했다. 약 1년6개월간 사망자 수가 2배로 불어난 것이다. 지역으로는 이라크 중북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피해가 컸다.
존스홉킨스대학의 길햄 박사는 사망자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이유에 대해 “연구팀이 이제까지 접근하기 힘들었던 바그다드 이외 지역까지 조사범위에 넣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차범위가 최소 42만6,369명에서 최대 79만3,663명으로 지나치게 넓고, 연구원들이 어떻게 위험지역을 방문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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