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 테러를 연상케 하는 비행기 충돌사고가 뉴욕 한복판에서 일어났다.
미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투수인 코리 라이들(34)과 비행교사 2명이 탄 경비행기가 뉴욕 맨해튼 북부의 50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39층과 40층 사이에 충돌해 2명이 모두 사망하는 사건이 11일 발생했다.
사고기는 이날 오후 2시29분께 뉴저지주 테테보로 공항을 이륙, 뉴욕 상공으로 진입해 자유의 여신상 주변을 선회한 뒤 이스트 리버로 향하던 중 관제탑과의 교신이 끊어졌다. 이후 오후 2시42분께 맨해튼 북동부 이스트 72가의 50층짜리 벨레어 콘도미니엄에 충돌했다.
사고 직후 2개 층에서 불길이 치솟고 검은 연기가 건물을 뒤덮었다.
뉴욕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아파트 4채가 불에 탔으며 1시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현장에서 공사를 하고 있던 4명의 인부와 사건 직후 화재를 진압하던 14명의 소방관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사고기는 4인승 단발엔진을 단 시러스 SR20이었다.
충돌 당시 라이들과 비행교사가 중 누가 조종간을 잡았는 지 등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방수사국(FBI)은 라이들이 교관과 함께 비행연습을 하던 중 운전미숙으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루이스 곤잘레스(23)는 “굉음이 나 돌아보니 비행기가 나를 향해 돌진해 왔다”며 “비행기 안의 조정사가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우리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대피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9ㆍ11 테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뉴욕 시민들은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패닉상태에 빠졌다. 사고 현장은 9ㆍ11 테러 당시 공격을 당한 세계무역센터로부터 불과 8㎞ 떨어져 있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NAADC)는 전세계 동맹국들의 정보기관과 접촉해 테러 여부 확인에 나서고 전투기를 발진시키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현장은 요란한 사이렌과 함께 구급차가 출동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숨진 뉴욕 양키스의 투수 라이들은 메이저리그 9년차로, 지난해 조종사 면허증을 따 불과 75시간의 비행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이 비행기를 18만7,000달러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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