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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스톡워치] 이벤트는 이벤트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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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스톡워치] 이벤트는 이벤트로 끝난다

입력
2006.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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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갑자기 대통령이 죽었다. 당시만 해도 대통령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대통령이 서거한 것은 혼돈 그 자체였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격렬해 주식시장이 11일 연속 하락했고 금성사와 5대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거래가 된 종목이 거의 없었다고 기록에 남아 있다. 세계 경제가 2차 오일쇼크에 허덕이던 때였던 만큼 그 충격이 어느 때보다 컸을지 모른다. 남들이 파는 주식을 거둬들이고 있던 거액 투자자는 “이 놈들아, 대통령이 죽었다고 나라가 망하냐”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1993년 7월.

금융실명제가 전격 단행됐다. 금융실명제가 얼마나 무서운 것이었던지 처음 얘기가 나온 1982년 이후 금융실명제의 ‘금’자만 나와도 시장이 벌벌 떨 정도였다. 차명으로 주식에 숨겨져 있던 자금이 실명제가 실시되면 모두 팔고 떠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실명제 이후 주가는 2주 동안 하락하다 곧바로 무섭게 상승했다. 실명제로 인해 돈이 갈 곳이 증시 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사람들은 정말 변덕도 심했다.

▲2001년 9월.

2대의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를 무너뜨렸다. 전문가들은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어서 세계가 1930년 이후 최대 공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사람들이 위축되어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동원됐다. 주식시장은 잠시 하락했다 오랜 시간 올랐다. 미국민의 ‘애국 소비’ 때문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했다. 사람들은 이번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눈 앞에 이벤트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그것에 연연해 한다. 마치 이벤트가 세상의 모든 것을 좌우할 것처럼. 그러나 이벤트보다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이다. 금융실명제 때도 그렇고 9ㆍ11 때도 주가 하락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경기 회복이었다. 지금도 예외는 아니다. 이벤트는 이벤트로 인식해야지 이벤트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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