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54)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2일(현지시간) 파묵을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그는 고향 이스탄불의 우울한 영혼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문화간 충돌과 얽힘에 대한 새로운 상징들을 찾아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스탄불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다 1974년 자퇴 후 문학에 투신한 파묵은 17세기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자아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세번째 소설 ‘하얀성’(1985)으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국내에도 출간된‘하얀성’(문학동네) ‘내 이름은 빨강’ ‘눈’ ‘새로운 인생’(이상 민음사) 등 그의 대표작들은 세계 32개 언어로 번역ㆍ출간됐다.
파묵은 지난해 스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터키의 쿠르드족 탄압과 아르메니아인 대량 학살을 비난했다가 국가모독죄로 기소되는 등 정치적 행보로도 주목을 받아왔다. 파묵은 지난해 노벨문학상 선정 과정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수상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 1월 법원이 재판을 기각하면서 국가모독 혐의를 벗었다.
한편 영국의 외교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영국 극작가 해럴드 핀터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파묵의 수상으로 한림원이 반미나 좌파 성향을 지녔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상식은 노벨상 제정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톨홀름에서 열린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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