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베로니크 쿠르조(39ㆍ여)씨는 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잔혹하게 죽였을까.
베로니크씨는 12일 프랑스 경찰 조사에서 “피임에 실패해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아이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경제적으로 유복하고,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문제없이 지냈던 베로니크씨가 왜 아이들을 원치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들은 남편에 대한 분노나 공격성이 표출됐을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두고 있다. 동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갓 태어난 제 새끼를 물어 죽이듯 평소 부부 간의 원만치 않은 관계로 인해 쌓였던 스트레스가 아이의 출생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중앙대 이영식(정신과) 교수는 “산모가 3명이나 되는 자식을 죽인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명 다른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부 간의 말 못할 문제가 게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또 “이들 부부 각자의 사회적 관계도 산모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베로니크씨가 평소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지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후우울증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권준수(정신과) 교수는 “임신 중 호르몬 변화에 의해 출산 후 산모는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산후우울증이 다른 복잡한 이유들과 결합해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로니크씨의 정신이상 여부도 요인으로 지적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정신이상으로 판명된 경우 죄를 경감하거나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베로니크씨가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장애가 있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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