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고민되는 부분은 없다.”(현대 김재박 감독)
“걱정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다.”(한화 김인식 감독)
올 3월 사상 첫 야구 국가대항전이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감독과 코치로 손 잡고 함께 4강 신화를 썼던 한화 김인식 감독과 현대 김재박 감독이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정면 충돌한다.
# PO 앞두고 상반된 표정…'체력 차이' 드러내"다양한 작전 구상"-"평소처럼 정공법" 출사표
두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소속팀과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만큼 이번 승부가 팀 운명과 함께 개인적인 야구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객관적인 전력상 두 팀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이 말해주듯 9승9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현대는 한화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2.79, 타율 2할4푼4리(10홈런), 한화는 평균자책점 3.34, 타율 2할4푼7리(11홈런)을 기록했다.
이처럼 객관적인 전력은 엇비슷하지만 12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 데이에 참가한 두 감독의 표정은 자못 대조적이었다.
일찌감치 플레이오프행을 확정 짓고 체력을 비축한 현대 김재박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반면 KIA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치른 한화 김인식 감독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재박 감독은 “현대는 작전을 많이 구사하는 팀이다. 쉬는 기간 팀 플레이에 대해 구상을 많이 했다. 다양한 작전으로 승부를 걸겠다”면서 “단기전인 만큼 팀 플레이에 신경을 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인식 감독은 “현대는 8개 구단 가운데 투타 밸런스가 가장 뛰어난 팀이라 부담스럽다. 더구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체력 소모가 많았기 때문에 불리한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평소와 마찬가지로 정공법으로 밀어붙이겠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한편 두 감독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 맞붙어 1승씩을 나눠 가졌다. 2000년 한국시리즈에서는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현대가 김인식 감독의 두산을 4승3패로 물리치고 우승을 일궜다. 그러나 2001년 플레이오프에서는 김인식 감독이 3승1패로 김재박 감독을 제압했다. 그 해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올라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3일 수원구장에서 벌어지는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 현대는 올시즌 14승(7패)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 캘러웨이를 선발로 예고했고, 한화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했던 에이스 문동환(16승9패)을 내세운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