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영화제 보고 관광도 하고
‘영화도시’ 부산은 영화제 외에 부산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어떤 설렘을 안겨줄까. 한정된 시간이 늘 발목을 잡긴 하지만, 미리미리 부산의 진정한 매력이 숨쉬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찾아 나선다면 알짜배기 기쁨을 비교적 수월하게 누릴 수 있다. 최근 부산의 명물로 각광 받고 있는 2층 시티투어 버스의 동선(動線)을 따라 다채로운 볼거리 등이 즐비한 곳을 따라가 보자.
우선 2층 시티투어 버스의 출발지, 부산역으로 가자. 이 시티투어 버스는 국내 최초로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설치돼 관광지 안내 등은 물론, 인터넷을 이용한 숙박업소 및 음식점 예약과 철도승차권 예매, DMB 방송 청취 등 첨단 IT기술이 고루 갖춰져 있다. 광안대교와 함께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한창 주가 상승 중이다.
관광 코스는 주간의 경우, 8회 운행하는 해운대 방향과 태종대 방향의 순환코스가 있고, 야경투어 코스도 인기다. 첫차는 해운대 방향이 오전 9시30분, 태종태 방향이 오전 10시20분에 떠나며, 야경투어는 오후 7시30분 출발해 오후 9시30분에 일정을 마친다. 전체 코스를 경유하는 데 3시간 30분 정도 걸리며,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요금은 성인 1만원이며, 10명 이상 단체 및 KTX승객의 경우 8,000원, 고교생 이하 청소년은 5,000원이다.
영화 축제기간인 13일부터 15일까지 ‘제3회 차이나타운 축제’가 펼쳐진다. 100년 역사를 지닌 초량동 상해거리와 부산역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한중 퍼레이드 길놀이를 비롯해 중국기예단의 서커스 공연, 불꽃놀이 등의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본토의 풍미를 지닌 중국 음식을 맛 볼 수 있고, 한ㆍ중 전통혼례 재현 및 중국전통의상 로드 패션쇼 등도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을 전망.
해운대 방향을 타면, 유엔(UN)기념공원과 부산박물관을 거쳐 광안리해수욕장에 우선 닿는다. 이 곳에는 탁 트인 바닷가 위로 화려한 야경을 뽐내는 광안대교(7.4㎞)가 일품이다. 수영구 남천동과 해운대구 우동을 잇는다. 다음 목적지는 해운대 동백섬. 지난해 11월 열린 APEC정상회의장(누리마루하우스)이 수려한 자태를 뽐낸다. 멀리 광안대교와 오륙도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천혜의 절경을 배경으로 정자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2층 회의장 입구 외벽의 ‘12장생도’가 한국의 전통미를 한껏 뽐낸다. 정상회의 이후 이곳을 다녀간 관람객만도 무려 245만 명(9월 말 현재)에 달할 만큼 대단한 인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없다. 지하철 2호선 동백역 1번 출구가 빠르다. 부산의 명물인 광안대교와 누리마루는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 누리마루APEC현장사무실(051)743_1974~5
해운대해수욕장이 바로 코 앞이다. 해마다 여름철 전국 최대인파가 몰리는 해운대. 날씨가 차가워지면 해수욕보다 온천욕이 인기다. 국내 최고 전망을 자랑하는 파라다이스호텔의 야외 온천 등 주변 특급호텔의 온천 사우나에 사람들이 몰린다. 인근 베스타 온천 사우나(743-5705), 송도 해수락 찜질방(702-1995) 등도 가 볼만 하다. 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해월정, 아름다운 레스토랑이 즐비한 해운대의 ‘달맞이 고개’도 젊은 여행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해운대를 돌아 벡스코(BEXCO)를 거치면 부산시립미술관이 나온다. 이 곳에는 지난달 16일 개막한 2006부산비엔날레가 한창이다. 39개국 234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작품들은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등을 테마로 이곳 미술관 외에도 해운대해수욕장, 수영만요트경기장, 온천천 등 부산 시내 전역에서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11월 25일까지 계속된다. 다시 뻥 뚫린 광안대교를 거쳐 부산역으로 돌아온다.
태종태 방향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코스다. 부산역, 용두산공원을 거치면 전국 최대 수산물 시장인 자갈치시장이 있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횟감을 직접 고를 수 있다. 특히 제15회 부산자갈치축제(www.ijagalchi.co.kr)가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등 4개 마당으로 영화제 기간 중인 18일 개막해 22일까지 5일간 ‘영화의 거리’인 중구 남포동 및 자갈치시장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영화도 보고, 축제도 만끽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볼거리다. (051)243_9363
이 곳 남포동 PIFF광장 주위의 50년 전통의 ‘먹자골목’을 뒤로하고, 부산대교 등을 지나면 영도, 그것도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태종대가 관람객을 환하게 맞는다.
자살바위 등 기암괴석에다 인공미가 가미된 해안산책로 등이 잘 정비돼 최근 국가지정문화재(명승)로 지정되기도 한 태종대에는 최근 바퀴가 달린 무궤도 열차인 ‘다누비(사진)’가 인기몰이 중이다. 100여 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는 다누비는 시속 20㎞ 안팎으로 태종대 순환도로(4.3㎞)를 거침없이 누빈다.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운행하며,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6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아름다운 부산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야경투어도 부산역을 출발해 광안리~해운대~달맞이 언덕~금련산수련원~부산역을 오간다. 이 밖에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은 APEC나루공원과 바다와 바로 인접한 기장 용궁사, 송정 카페거리 등도 시간이 허락된다면 꼭 한번 둘러 봄 직 하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 "금강산도 식후경" 부산 군침 도는 맛집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고픈 배 앞에서는 천혜의 풍광도 눈에 잘 들지 않는다. 낯선 타지에서 값싸고 맛있는 남포동과 해운대 등지의 맛집을 미리 체크해 두는 것도 여행의 기본이 아닐까.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해운대 중동의 돼지구이전문점 ‘안가(742_7852)’. 해운대 중동역 이마트에서 달맞이 쪽으로 올라가는 도로변에 위치한 이 곳은 가브리살과 항정살을 기름장과 레몬에 찍어 먹으면 제 맛이다. 1인분에 6,000~7,000원으로 고급 육질에 비해 비교적 값이 저렴하다. 소박하고 정감 있는 일본마을의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얼큰한 국밥이 생각난다면, ‘해운대 할매 국밥’이 제격이다. 43년 전통의 이 집은 맛도 맛이지만, 가격에서 또 한 번 놀란다. 소고기, 선지, 따로 국밥 등이 2,500~3,000원. 오랜 전통이다 보니, 초창기 500원에 국밥을 즐겨 먹었다는 단골이 아직도 부지기수다. 해운대 스펀지 옆길로 30m 정도 들어온 뒤 31번 버스 종점 역 맞은 편에 있다.
해운대에 할매 국밥이 있다면, 남포동에는 ‘할매 회국수(246_4741)’가 있다. 로얄호텔 맞은 편에 위치한 이 곳은 시간에 쫓기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끼니를 때우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곳. 앉으면 바로 나오는 국수에다 진한 육수와 양념장을 넣으면 한 그릇 뚝딱. 광안리 근처 남천동에 위치한 다리집(625_0130)’은 떡뽁이와 오징어 튀김으로 유명하다. 예전에 천막 친 리어카 집으로 모인 사람들의 다리만 보인다고 해서 ‘다리집’으로 불려졌단다. 고추장 양념이 진하게 베인 매운 떡볶이로 얼얼해진 입안을 얼큰한 어묵 국물이 쉬 가라 앉힌다.
젊음의 열기를 좀 더 느껴보고 싶다면, 해운대와 남포동을 벗어나 부산 대학가의 양대 산맥인 부산대와 경성대ㆍ부경대 앞을 가보자. 2~3명이 허리띠를 풀고 먹어도 2~3만원이면 충분한 맛집과 술집이 즐비하다. 이 밖에 최근 역세권을 끼고 최대 번화가로 떠오르는 지하철 1호선 동래역 주변도 저렴한 가격에 친절함으로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부산=김종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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