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 조치들을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 핵실험 실시 이후 북한 당국의 첫 공식 입장 표명인 이번 담화에서 북한은 “우리가 핵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자마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조종해 압력적인 결의를 조작해냄으로써 우리에게 집단적 제재를 가하려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담화 발표는 미국이 북ㆍ미 직접 협상을 회피하고 유엔을 통한 압박에 나설 경우 2차 핵실험, 영변 5㎿ 실험용 원자로 가동 중단을 통한 플루토늄 추출 시도 등의 물리적 조치를 취해 위기를 고조시키겠다는 엄포로 해석된다.
북한은 그러나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같이 준비되어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북한은 “비록 우리는 미국 때문에 핵시험을 했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 의지에는 여전히 변함 없고,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위대한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또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포기하고 조(북)미 사이에 신뢰가 조성돼 미국의 위협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된다면 단 한 개의 핵무기도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평양에서 일본 교도통신과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할 것인지 여부는 미국의 대응에 달려 있다”며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가 풀리면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아베 신조 정권이 발족한 뒤에도 2002년의 북ㆍ일 평양선언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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