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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리 홈 컴패니언' 굿바이! 우리들의 마지막 라디오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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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리 홈 컴패니언' 굿바이! 우리들의 마지막 라디오 쇼…

입력
2006.10.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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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이 바라고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이젠 사라져 버린 무언가를 추억하는 순간 우리는 아쉬움과 함께 새삼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프레리 홈 컴패니언’은 30년 넘게 사랑 받아온 라디오 생방송 쇼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때까지 지속된 프로그램도 결국 마지막 방송을 맞이하게 된다. 생방송 쇼가 열리던 극장이 텍사스의 한 기업에 팔리면서 건물이 헐릴 운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화 ‘프레리 홈 컴패니언’은 소멸에 대해 말하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다. 스태프들은 여느 때와 같이 쇼 준비에 여념이 없고 진행자 GK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출연자들은 무대 위에서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나 극장에 앉아있는 청중들이 마지막 쇼라는 사실을 망각할 만큼 신명나는 축제를 벌이는 듯 하다.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숏컷’ ‘고스포드 파크’처럼 이번에도 일군(一群)의 배우들을 출연시켜 그들 각자에게 애정 어린 시선을 부여한다. 뿐만 아니라 존슨 자매(메릴 스트립, 릴리 톰슨), 카우보이 차림의 듀오 더스티(우디 헤럴슨)와 러스티(존 C 레일리), 데뷔 무대를 치르는 롤라(린제이 로한) 등 쇼 출연자로 등장한 배우들은 컨트리, 포크, 가스펠,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노래를 부르는 도중 더스티와 러스티가 주고 받는 야하지만 유쾌한 입담은 공개방송의 빠질 수 없는 양념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급속히 변화하는 미디어와 음악 장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이 영화는 잔잔한 위안이 된다. 라디오 앞에서 귀를 쫑긋이 세우고 공개방송을 듣던 세대라면 이 영화를 통해 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을 것이다. 19일 개봉. 12세.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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