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북한의 핵실험 규모와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가능성이 먼 일이긴 하지만 북한 핵실험에 대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워싱턴타임스, 유에스에이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신문들은 미 정보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다른 나라의 핵실험 전례에 비춰 너무 약한 점에 초점을 맞춰 일제히 의문을 제기했다. 미 정보 당국자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뭔가가 잘못돼’폭발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작아졌다고 추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당국자들은 북한이 TNT 같은 재래식 폭발물을 이용해 핵실험을 한 것처럼 위장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핵실험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유력한 가정’이라고 주장했다.
폭발 규모가 작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제기됐다. 폭발장치의 핵(core) 가운데 일부만 폭발했을 가능성이 우선 제기됐다. 북한이 통상 핵실험보다 적은 양의 플루토늄을 사용했다면 가능성은 적지만 북한이 소형의 진보된 핵장치를 만드는데 성공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험 목적이 폭발력보다는 폭탄 설계의 작동 여부를 알아보는 데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고, 폭발물 주변의 암석층이 단단하거나 폭발물 주변 공간을 아주 넓게 하는 등 매설 방법에 따라 폭발 규모가 작아질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심지어는 중성자탄을 실험했다거나 200톤 규모에 그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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