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강행으로 촉발된 주식시장의 출렁임이 1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11일 증시는 장 초반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 보도에 한 때 동요하기도 했지만 보합 수준에서 무난하게 장을 마쳤다. 그렇다고 문제가 달라진 것은 없다. 여전히 미국의 대응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방향성을 탐색해야 하는 긴장된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관망하는 게 유리하다는 쪽이다. ‘현금보유도 투자’라는 증시 격언을 떠올릴 때라는 것이다. 하지만 잠시도 주식 대신 현금을 보유하는 것을 견디는 못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장세에서 투자를 해야겠다면 단기간만이라도 펀더멘털이 튼튼한 우량주나 하반기 실적개선주로 갈아탈 것을 주문했다.
우리투자증권 안정진 연구원은 “최근 주가 반등이 급락에 따른 기술적인 요인도 포함돼 있고 북한의 추가 행보에 따라 다시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당분간 보수적인 시장대응이 유효하다”며 “글로벌 주식시장의 견조한 상승 흐름 등을 감안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몇 차례 위아래로 흔들리는 모습이 벌어질 수 있는데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이 같은 관심주들을 조금씩 사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삼성증권 양대용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막연히 시장의 반등을 노리거나 개별종목의 단편적인 호재를 찾기보다는 주식시장의 영원한 테마인 기업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3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되면서 곧 4분기로 이어지는 하반기 실적전망에 시장이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양 연구원은 “일회성 요인이나 경상적 요인보다는 영업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며 하반기 영업이익 예상치 증가율이 높은 종목으로 LG생명과학 삼성전기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LIG손해보험 현대중공업 KCC 삼성엔지니어링 메리츠화재 등을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최근 급락 후 주가 회복 정도가 큰 업종은 실적의 예측가능성 및 신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북핵 우려가 지속되는 한 이러한 이익 신뢰도가 높은 업종의 상대적 강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이에 따라 은행 운수장비 유통 음식료 등 업종을 단기적 관심주로 제시했다.
이번 국면을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현대증권은 보험과 조선 자동차 정보기술을 포트폴리오 업종으로 꼽았다.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조선업종은 수주량 증가 등에 힘입어 내년 순이익이 121%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추천했다. 보험업종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하고 장기보험의 수익성이 호전되면서 내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