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제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의료급여제의 부실운영을 시인하는 사과문 형태의 '의료급여제도 혁신 국민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의료급여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저소득층 중 희귀 난치성 질환자들에게 의료비 전액 혹은 대부분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제도로 그동안 정부의 방만한 운영과 수급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재정 낭비가 심각한 수위에 올라 여론의 질타를 받아 왔다.
총 15장으로 이뤄진 보고서에서 유 장관은 의료급여제도가 뛰어난 사회보장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목표설정의 오류를 답습하고 수급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을 장치를 만들지 못해 혈세를 낭비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연간 급여일수가 무려 1만2,257일에 달하는 등 도덕적 해이에 빠진 수급자가 많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는 의료급여 진료비가 연평균 21%씩 폭증하고 있다" 며 "이들의 잘못된 실태를 올바로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한 "정부가 연 4조원의 돈을 의료급여 운영에 쏟아 부으면서 과연 얼마나 수급자들의 건강이 제도를 통해 개선되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측정하지 않고 오직 진료비 지급에만 급급했다" 며 "부정한 처방을 받는 수급자들을 도와주는 의료기관을 엄정하게 관리하지 못한 잘못도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의료급여제도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를 사전 차단할 수 있도록 주치의제도와 지정병원제를 도입하고 수급자가 약간의 의료비를 부담토록 하는 본인부담금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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