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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강행/ 남북경협도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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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강행/ 남북경협도 무너지나

입력
2006.10.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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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강행으로 남북경협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돌입했다.

특히 이달 말 개성공단 2차 분양을 준비 중이던 현대아산은 대북 사업을 전반을 접을 수도 있는 절체 절명의 위기에 빠졌다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또 용기있게 개성에 진출한 14개 국내 중소기업도 북핵 사태가 악화할 경우 엄청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9일 북한의 전격적인 핵 실험으로 한반도 리스크가 최고조로 높아지자 구조조정본부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책을 모색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재계는 당분간 대북 경협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북핵 해법을 둘러싼 한반도 주변 당사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한채 대북경협에서 신중한 행보를 보이기로 했다.

대북경협의 최전선에 있는 현대아산은 이날 북핵 실험 발표 직후 사퇴의 추이를 지켜보되 일단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계속 진행키로 방침을 정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아직까지 북측에서 금강산 관광을 불허한다는 통지가 없으며, 이날 오전에도 관광객들이 입북해 관광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금강산을 찾은 534명을 대상으로 핵실험 사실을 알렸으나 6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입북했으며 관광객들의 동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악 사태의 발생 가능성에 대비, 대책을 마련 중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단풍 구경을 위해 10월에만 약 4만명이 예약한 상태지만, 안전을 우려해 관광을 취소할 경우 100% 환불해주고, 신변 안전에 이상 징후가 있을 경우에는 즉시 철수시키는 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측은 금강산 관광 문제보다 개성공단 사업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을까 잔뜩 우려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한국토지공사와 함께 개성공단 본단지 공장용지 51만6,000평 중 2차분(10만~12만평)을 이달 말 분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2차 분양은 당초 7월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미사일 실험으로 연기됐던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분양 연기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시범단지를 비롯해 현지 공단에 입주한 국내 14개 중소기업도 핵실험 피해의 반경에 들어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시계업체 로만손 관계자는 "현재는 정상적으로 생산활동을 하고 있지만 개성공단 생산 물량(전체 생산량의 30%)을 중국이나 국내 공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업체는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생산 설비를 모두 버린 채 맨 손으로 빠져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국제적인 대북한 금수조치에 동참할 경우 최근 10년간 5배 이상 급증한 남북교역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988년 당시 대우그룹이 최초로 당국의 허가를 얻어 북한산 도자기 519점(10만4,000달러)를 반입하면서 시작된 남북경협은 95년 교역규모가 2억달러를 넘어섰고, 2005년에는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들어서도 정치적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으나, 8월까지 남북교역 규모는 6억달러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나 증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단체는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며 북한 핵실험으로 초래되는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반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의 개성공단 투자심리가 위축돼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150여명의 개성공단 투자시찰단을 예정대로 다음달 7일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민간차원의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며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투자시찰단 참여 신청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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