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재 위협을 일축하며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다시 한번 전면 거부했다.
모하마드 알리 호세이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8일 “이란 관리들과 국민은 (서방의) 제재 위협을 ‘녹슬고 버려진 무기’로 간주해 왔다”면서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전면 거절하며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표명했다.
그는 그러나 “제재를 환영하는 건 아니다”면서 “협상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해 이란이 유럽 국가들과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이날 내각 회의 중 “약자를 괴롭히는 열강들이 이란의 핵 주권에 맞서 협박과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강하고 현명하게 저항해 왔다”고 말했다고 국영 방송이 전했다.
이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이 이번 주 이란에 대한 제재를 논의키로 합의한 이후 나온 것이다. 6개국은 지난달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대외정책 대표와 알리 라리자니 이란 대표가 진행한 협상을 지켜 봐 왔으나, 이란이 핵 농축 중단 요구를 계속 거부하자 6일 영국 런던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이르면 10일께 제재 논의에 착수키로 했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제재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국제 사회의 관측이다.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는 미국, 영국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를 논의하자는 데만 찬성했을 뿐, 실제로 제재를 가하는 데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러시아는 이란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했고, 중국은 이란산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발동되면 이들 국가에도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호세이니 대변인이 8일 “제재를 할 경우 이란뿐 아니라 제재를 가한 국가들에게도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이 이란의 핵무장까지 가속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의 군사 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7일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실험 결과를 이란과 공유하거나 이란의 핵 프로그램 관계자를 실험에 입회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잡지는 “이 경우 이란은 공개적으로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핵무기 설계를 테스트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