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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교논술 '현장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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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교논술 '현장지도'

입력
2006.10.0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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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비중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2008학년도 대입 전형안을 발표해 '사실상의 본고사'논란을 불러 일으킨 서울대가 전국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논술 강좌를 열기로 했다. 대학이 고교 교사들에게 논술을 가르치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교육계에서는 "신선한 발상"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많지만 "논술을 최대 전형 요소로 삼겠다는 의미"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는 올 겨울 방학부터 2008년 여름방학까지 최단 5일, 최장 10일 일정으로 4회에 걸쳐 고교 교사들에게 '논술 연수'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주관은 사범대가 맡는다. 참여 인원은 매회 200명씩 모두 800명이다. 우선 자연계와 인문계 교사를 각각 100명씩 참여토록 한 게 눈에 띈다. 이는 논술 고사를 통합 교과형으로 출제키로 한 것과 무관치 않다.

서울대 관계자는 "여러 과목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통합 교과형 논술 문제가 출제됨에 따라 논술 지도 능력이 인문계 교사에 비해 떨어지는 자연계 교사들을 많이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총 10개 강좌(60시간)인 연수 내용도 통합 논술에 초점을 맞춘다.

강사는 서울대 논술 출제와 채점 경험이 있는 교수들이 직접 나선다. 출제 기본 방향을 알려줘 학생들의 논술 준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논술의 철학과 이론적 방향은 물론 출제와 평가 시스템도 소개한다. "서울대 논술 고사는 이런 식으로 내겠다"는 사전 예고인 것이다. 논술 문제 개발 등 실습 교육에도 치중할 방침이다. 조영달 사범대 학장은 "연수 비용을 학교가 부담하는 방안을 본부와 협의 중"이라며 "초ㆍ중학교 교사까지 연수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교육계에서는 일단 긍정적 반응이 우세하다. 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에서 논술 반영 비율을 현재 10%에서 30%로 높이기로 한 이후 학교 현장이 논술 비상 사태에 빠진 데 대한 '결자해지'차원의 당연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정규 교육 과정이 아닌 논술 전담 교사를 배치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술은 학원에서 배울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많았다.

서울 A고 이모 교사는 "논술 사교육이 광풍처럼 번지는 배경에는 서울대의 논술 비중 확대가 한 몫을 한 측면이 크다"며 "서울대의 교사 논술 연수는 공교육이 논술 교육을 일부라도 흡수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대는 10일 전국 학교장과 교사들이 참석하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서울대 입시정책 세미나'를 연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입시 안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에 대한 반성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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