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싸이월드 ‘마이스페이스’의 대역습이 시작됐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의 마이스페이스(myspace.com)는 최근 중국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으며, 이를 계기로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마이스페이스는 중국, 일본, 대만에서 이미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의 싸이월드(www.cyworld.com)와 아시아 시장 패권을 놓고 진검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7월 말 마이스페이스의 홈그라운드인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싸이월드에 대해 마이스페이스가 맞불을 놓은 셈이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1억2,000만명으로 미국(1억7,000만명) 다음으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중국 1인 미디어 시장은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를 포함해 MSN 스페이스(MSN Space), 상가(Xanga), 큐큐 스페이스(QQ Space) 등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싸이월드는 현재 가입자 200만명을 넘어섰으며 연내 40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마이스페이스까지 가세할 중국시장 점령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스페이스가 중국 다음으로 노리고 있는 일본 시장 역시 만만치 않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반 된 일본 사이트 ‘믹시’(Mixi)가 이미 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진출한 일본 싸이월드는 시범 운영을 끝내고, 이 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 싸이월드로서는 선발업체인 믹시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형국에 장차 마이스페이스까지 상륙할 경우 싸움은 점입가경이 될 전망이다.
치열해지는 아시아 시장 패권싸움에서 승자는 ‘현지화’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중국 사용자들은 댓글을 자세히 쓰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중국 싸이월드의 댓글은 글자수에 제한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 사용자들은 사생활 공개를 꺼리고 개인주의적이기 때문에, 믹시의 경우 기존 가입자가 초대한 사람만 신규 회원이 될 수 있다. 일본 회원들은 자기 사진을 공개하기보다는 스타나 애완동물의 사진을 주로 올리는 경향이 강하다.
업계 관계자는 “루퍼트 머독이 자신의 부인을 직접 중국에 보내 오랜 시간에 걸친 현지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실만 보더라도 현지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 신희정 과장은 “정보기술(IT) 강국임에도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들이 해외시장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싸이월드는 철저한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마이스페이스 등 해외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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