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5년 5개월 만에 재개된 중일 정상회담을 맞아 최대한의 성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가을 비가 내린 8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는 양국 국기가 나란히 걸리는 등 환영 분위기가 연출됐다. 중국 정부는 가장 중요한 중국 공산당 행사인 중앙위원회 총회 첫날에 정상회담을 갖는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파격적 대우로 맞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예포 21발의 의전을 받고 의장대도 사열했다. 이는 중국 지도부가 외국 정상에 베푸는 최고 예우이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 자세를 취한 것은 그 동안 지켜 본 결과 아베 총리가 중국측에 최소한의 배려를 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베 총리가 앞으로 과거사 등으로 또다시 문제를 만들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기도 하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중일 양국은 전략적ㆍ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파악해야 하며, 평화공존 우호 상호협력 공동발전의 대목표를 견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현재 중일관계는 결정적 시기”라며 “우리는 대국적 관점에서 출발해야 하고 우호의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전후 일본 총리가 취임 이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아시아 외교의 개선을 위한 일본의 의지를 내외에 과시했다. 특히 중국, 한국과의 연쇄 정상회담 형식을 취함으로써 더욱 강렬한 인상을 심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중국측과의 회담에서 “중일 관계는 가장 중요한 관계 중의 하나”라며 “일본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중일 관계를 중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초점인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않는 ‘애매한’전략을 고수하며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는데 그쳤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혼자 가진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문제에 대한 자신의 설명에 대해 “(중국 지도자들의) 이해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 함께 중국을 방문한 부인 아키에(昭惠)는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는 베이징 시내 중학교를 방문, 한 학생으로부터 ‘화평우호(和平友好)’라는 붓글씨를 선물로 받았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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