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얼룩진 선암사…신임 주지 싸고 폭력사태

종단 개혁과 사찰 운영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태고종 총무원과 태고총림 선암사측이 선암사에서 충돌해 승려들이 부상을 입었다.

8일 오전 7시55분께 전남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 경내에서 태고종 총무원측이 동원한 승려와 경비용역업체 직원 등 70여 명과 선암사측 승려 100여 명이 심한 몸싸움을 해 승려 3명이 부상했다.

총무원측은 새로 임명한 선암사 주지스님을 경내로 들여보내기 위해 2시간여 동안 선암사 정문과 일주문 등을 통해 경내 진입을 시도했으며, 선암사측은 이를 저지하며 격렬히 저항했다. 경찰은 선암사측의 요청으로 병력을 투입, 양측 승려와 경비용역업체 직원 등 26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총무원측은 현재 정문과 종무소 입구를 점거한 채 대웅전을 지키고 있는 선암사 승려들과 대치하고 있다.

태고종 총무원은 8월 말 선암사측이 운영비 부족을 이유로 행자 합동득도 수계법회 개최를 거부하자 선암사 주지를 해임하고 승려자격을 5년간 박탈하는 ‘정적(停籍)’ 결정을 내렸다. 이에 선암사측은 “총무원측의 결정을 따를 수 없다”며 총무원측이 해임한 주지스님을 재신임하고 12일부터 선암사 자체 행자교육을 강행키로 하면서 총무원측과 마찰을 빚었다.

순천=안경호 기자 kh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