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취임 100일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 "즐길거리 넘치는 서울 만들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취임 100일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 "즐길거리 넘치는 서울 만들겠다"

입력
2006.10.08 23:55
0 0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로 취임 100일을 넘겼다. 이에 맞춰 최근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세종로 광장조성 계획 등 연일 굵직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방대하고 복잡한 서울 시정을 파악한 후 내놓는 작품들이자 향후 추진하려는 구체적인 사업들이다. 9일엔 향후 4년간 추진할 주요 과제도 발표한다.

그 동안 오 시장은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나 정부합동감사 등을 싸고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뉴스의 초점이 됐다. 또 은평뉴타운 후분양제 전격도입은 임기응변이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선도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이젠 시정 운영에 시동이 걸렸다”는 오 시장을 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그간 시정에 대한 평가와 함께 주요 사업방침 등을 들어봤다.

-그 동안 시정에 대해 자평하신다면.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취임하자마자 ‘100일 창의서울추진본부’를 만들어 2만 여건에 가까운 아이디어를 받았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 정책으로 연결시켰습니다. 앞으로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이며, 이미 시동이 걸렸다고 자부합니다.”

-시정 4개년 계획으로 중점 추진 과제는 무엇입니까.

“경제, 문화, 복지, 환경, 시민의식 등 5개 과제로 나눠 추진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경제 부문은 경제활동 기회 창출에 역점을 둡니다. 구체적으로 관광, 컨벤션, 패션ㆍ디자인, 금융ㆍ유통서비스, R&D(연구개발), 디지털 콘텐츠산업을 집중 육성하고자 합니다. 21세기 미래는 관광과 디자인으로 압축됩니다. 그 중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울에 돈이 돌 수 있도록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서울시 부서에는 관광과가 있지만 관광호텔 관리해온 수준입니다. 서울의 현재 산업분포율은 제조업 13%, 서비스업 87%입니다. 고용 없는 성장이 이뤄지는 첨단업종보다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노동 집약적인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 1,20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가능할까요.

“무모해 보이지만 모든 시스템과 에너지를 집중하면 상당한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정부는 부가세 등의 면세와 감세 등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서울시는 볼거리, 놀거리의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무엇입니까.

“외국인들에게 서울에 가면 늘 볼거리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한강, 청계천, 남산을 자연적인 볼거리로 만들고,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도시갤러리사업을 통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조각작품, 미술벽화 등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보물단지인 청계천을 활용해, 관광객들에게 대한민국이 IT강국이 맞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입니다. 관광객들을 위해 고급호텔과 러브호텔이 아닌 중저가 숙박시설이 필요합니다.”

-은평뉴타운 후분양제를 전격적으로 도입한 것이 임기응변이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진행경과가 그렇게 보여서 굳이 변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후분양제 도입은 서울시에 들어오면서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죠. 공무원들의 고착화된 고정관념을 두드리고 깨우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주변의 비난ㆍ비판이 오히려 기회로 온 것 같습니다. 위기사항 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일부 공무원들의 저항이 없진 않았지만 3, 4일 만에 신속하게 논의를 거쳐 발표한 것입니다.”

-은평뉴타운 분양가가 낮춰질 가능성이 있습니까.

“분양가를 낮추고 싶은 거죠.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공사기간 원가절감방안을 마련해 최대한 노력하면 상당부분 가격에 반영될 수 있을 것입니다. 추정치가 반영돼 분양가가 높아진 만큼 검증을 거치면 상당부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죠. 가격을 낮춘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지만 의지는 갖고 있습니다. 세부항목도 투명하게 공개적인 심의를 거쳐 모두 공개할 것이고 외부전문가, 시민단체 등 투명한 검증을 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분양가를 심의할 것입니다.”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강북 집값만 올린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주거환경 개선사업일 뿐이지 강북지역 집값을 올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취임 후 첫 주문이 투기대책 마련이었습니다. 주거환경이 개선되면 그에 걸맞은 가격상승은 불가피합니다. 다만, 불필요하게 외부 투기세력이 끼어 드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죠. 이미 주택 거래허가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내 놓았습니다. 끊임없이 원인을 찾고 약간의 조짐만 보여도 단속하고, (집값을 부추기는) 투기세력을 막을 것입니다.”

-잠수교를 보행전용다리로 만드는 계획은 너?성급하지 않습니까.

“일부에서 ‘상상이 가지 않는다’ ‘도대체 가능하냐’는 걱정을 하고 있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촌지구와 반포지구에서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또 앞으로 6개월 정도 주말에 시범운용한 다음에 문제가 없으면 실시할 예정입니다. 교통 흐름상 불가능하다면 다시 고민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교통 흐름상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한강 주변에 설치하기로 한 다양한 시설물은 홍수가 났을 때 휩쓸려 내려가 버릴 텐데요.

“한강은 수량이 풍부하고 강폭도 넓고 도심을 관통해 관광자원으로서 A급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1년에 2, 3차례 홍수 때문에 주변이 쓸려 내려가면서 한강을 이수(利水)가 아닌 치수(治水)로 밖에 하지 못했죠. 관광객 1,200만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그 방안으로 나온 게 33개의 정책입니다. 모든 계획은 홍수를 피하거나 극복하도록 돼 있습니다.”

-정부의 합동감사를 받지 않으려고 행정자치부와 마찰을 빚었고,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까지 청구했습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습니까.

“취임 후 100일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로, 온전히 계획을 세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필이면 행자부 감사가 그 시기에 왔잖아요. 법에 따라 당연히 받아야 하지만 연기를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올해 이후에도 계속 감사가 진행될 것이지만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오히려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설교통부와의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 협의는 잘 되고 있습니까.

“조금씩 진전 되고 있습니다. 실무 차원에서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정부가 81만평 공원화를 법안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시의 의견이 반영될 조짐을 보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건교부장관이 갖는 용도지역 변경권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진전이 없어 아쉽습니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는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데요.

“한마디로 정중동(靜中動)입니다.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며, 시민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조만간 대체적인 윤곽이 발표될 것입니다. 관광객 1,200만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한강의 랜드마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페라하우스는 건립되며 대신 복합 문화시설 등을 집어 넣어 오페라하우스 대신 다른 이름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6개월~1년 정도 의견을 수렴해 차근차근 추진하겠습니다.”

-지하철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적자도 심각합니다. 해결방안은 있나요.

“굉장한 고민거립니다. 문제는 재원이죠. 건설부채는 서울시가 매년 줄여나가고 있지만 운영부채는 정부에서 보조를 해줘야 합니다. 적자해소를 위해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 등에게 경영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 수익창출을 주문해 놓았습니다.”

대담=최진환차장 정리=고성호기자

■ '경제·행복지수' 올리는 데 온힘

오세훈 서울시장의 4년간 시정목표는 서울 시민의 ‘경제지수’와 ‘행복지수’를 끌어 올리는 것으로 집약된다.

경제지수는 실업률, 시민소득 등 각종 통계를 분석,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 또는 악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이다. 다소 추상적인 ‘행복지수’는 문화, 복지, 환경, 시민의식 등 분야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된다.

경제분야는 경제활동 기회, 내 집 장만, 강남ㆍ북 격차, 노후 준비 등을 계량화해 공개한다. 문화부문은 접근성, 여가 여건, 양질의 교육 기회 등이 평가 대상이다. 복지부문은 보육시설, 공공의료서비스, 교통ㆍ재난ㆍ사고에 대한 안전도를 분석한다. 환경부문은 맑은 공기, 주거환경을 살피며, 시민의식부문은 봉사활동 기회와 민원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한다.

서울시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와 공동으로 행복지수를 평가하는 항목을 마련했으며 정기적인 설문조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오세훈 시장 취임 직후 서울시가 만 20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지수’ 설문조사 결과, 생활편의성 부문만 62.5점(50점 보통, 낮을수록 만족도도 낮음)을 기록했으며, 경제, 복지, 사회안전 등은 35.0~46.7점으로 저조한 편이었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