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핵실험 계획 발표 이후 북한은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언급을 삼가고 있다.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북한에 대한 규탄성명이 터져 나왔지만 반응이 없었다. 대신 내부적으로는 체제 단속을 강화하며 긴장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어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북한은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경고성명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더라도 의제 당사국은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7월 미사일 발사 이후 안보리가 대북 제재결의안을 채택할 때만 해도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참석,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예 참석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유엔 소식통들은 “북한이 중국과도 거의 접촉을 하지 않고 있어 중국도 북한의 태도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북한이 외교적인 해결 노력 자체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북한은 외부를 향한 입도 꾹 다물었다. 북한은 3일 오후 6시 모든 방송과 통신을 통해 핵실험 의지를 담은 외무성 성명을 발표한 뒤 4일 하루 종일 이를 반복 보도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5일 평양 발 기사에서 “핵실험 선언은 허언이 아니라 명백히 행동을 전제로 하고 있고,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이미 세워진 핵억제력 강화 일정과 계획은 수정 없이 그대로 집행돼 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것 외에는 핵실험 관련 소식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내부의 기강을 다잡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핵실험 계획 발표 후 첫 공개행보로 북한군 대대장, 대대 정치지도원 대회 참가자들을 만났다고 5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금강산 방문 이후 20여일만에 모습을 보인 곳이 군 관련 행사장인 셈이다.
특히 이 자리에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영춘 총참모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각급 사령관 등 북한군 지휘부가 총출동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군 전투 기본 단위인 대대급 지휘관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북한 안팎에 군사력과 자신에 대한 군부 등의 충성심을 과시하는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노동신문도 5일 ‘조국을 위하여, 혁명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장문 논평을 통해 “위대한 장군님(김 위원장)께서 의도하시고 바라시는 것이라면 우리 당원들은 돌 위에도 꽃을 피우고 한 몸 바쳐 싸운다”며 분위기를 다졌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