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연계 논술 강사 '귀하신 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자연계 논술 강사 '귀하신 몸'

입력
2006.10.08 23:52
0 0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대입학원에서 자연계 논술을 가르치고 있는 L(40) 강사는 최근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강남지역의 5, 6개 논술학원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고 대우를 해줄 테니 우리 학원으로 와 자연계 논술 강의를 맡아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경력 10년에 생물을 전공한 L 강사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조건이 맞는 쪽’을 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대입 전형 정시모집에서 자연계 논술을 신설키로 하면서 사교육계가 강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수요’는 넘쳐 날 조짐인 데 비해 ‘공급’은 크게 부족한 탓이다.

대입 전형에 새로 자연계 논술을 반영키로 한 대학은 모두 21곳. 올해까지 숙명여대 1곳만 실시했으나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이화여대 성신여대 강원대 등이 가세했다.

학원가는 새 대입제도에서 논술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게 되자 자연계 논술 강좌 신설을 서두르고 있지만 강사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A 논술학원 측은 “이르면 올해 안에 자연계 논술 강좌를 3, 4개 만들 계획이지만 강사 확보가 여의치 않다”며 “최악의 경우 수능 과학탐구 영역 강사를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가에 따르면 자연계 논술 강의 경험이 있는 강사는 20여명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 이들은 주로 대입 전형 심층면접을 준비하려는 자연계열 수험생들을 가르쳐 왔다.

더 큰 문제는 통합형 논술 준비다. 주요 대학들이 여러 과목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통합형 논술’을 출제할 방침을 세워 놓고 있어 학원가는 강사 확보 외에 강좌내용 구성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학원들은 이에 대비해 아예 3, 4명으로 자연계 논술 강좌팀을 꾸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C학원 관계자는 “자연계열 과목을 전공한 강사들로 팀을 꾸리지 않고서는 통합형 논술을 가르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자연계열 논술 수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콘텐츠 부족 등으로 인문계열 논술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마당에 자연계열 논술 수업은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다. 서울 S고 진학담당 교사는 “자연계열 논술 신설 대학이 이처럼 많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자연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학원에서 별도 논술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