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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학규 '100일 민심대장정'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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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학규 '100일 민심대장정'의 메시지

입력
2006.10.0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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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6월 말 지사 직 퇴임 직후 “대한민국을 땀으로 적시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민심 대장정이 102일 만에 마침표를 찍는다. 일찍이 어느 정치인도 시도하지 못했던 파격적 정치실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그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그가 민생투어를 시작했을 때는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쇼나 이미지 정치로 보는 냉소적 시각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에 괘념치 않고 구석구석 궂은 삶의 현장을 찾아 다니며 묵묵히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며 그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그의 행보에 각별한 의미를 두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민생과 상관없는 일로 싸우는 ‘여의도식 정치’를 극복하고, 민심 읽기를 통해 새 정치모델을 보여주겠다”던 그의 약속과 성실한 이행을 통해 미약하나마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보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치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삶을 다루는 것이며, 교묘한 말 놀음이 아닌 정직한 실천의 문제라는 원칙의 재확인이다.

돌이켜보면 민주화 이후의 우리 정치 역시 원칙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서민들의 지지를 자부하며 출범한 현 정부에서 도리어 경제와 민생은 허망한 이념과 추상적 의제 다툼에 밀려 최악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추석 연휴에 재차 확인한 민심은 정부와 정치 전반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분노였다. 손 전 지사의 민생대장정이 신선했던 것은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정치 회복의 작은 단초라도 보여 준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가 이번 일만으로 국가지도자로서 필요ㆍ충분한 자격을 두루 갖추게 됐다고는 성급히 생각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현실정치에 담아내는 일은 이제 그에게 맡겨진 더 큰 숙제다. 그의 지지도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정치 불신이 그만큼 뿌리깊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 전지사의 시도가 우리 정치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소중한 밀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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