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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드라마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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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드라마 러브콜'

입력
2006.10.0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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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이 드라마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각 방송들이 의학 드라마 7, 8편을 기획하면서 이를 홍보기회를 삼으려는 신생 병원들이 촬영장 계약에 발벗고 나서는가 하면 의학드라마 작가를 배출하는 양성소 역할까지 하고 있다. 드라마 노출을 조건으로 병원에 2억~5억원의 제작비 후원을 요구하는 간접광고(PPL) 기획자들도 병원 문턱을 드나들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10년 만에 의학드라마 전성기가 찾아 왔다”는 말이 나온다. MBC <주몽> 후속작인 <하얀 거탑> , <다모> 의 이재규 PD가 연출하는 <이발사> (가제), 1994년 히트한 <종합병원> 의 후속편이 내년에 나온다. 의사가 주인공인 KBS <구름계단> 은 방영을 시작했고, MBC <1과 2분의1>(가제), SBS <외과의사 봉달희> (가제) 등도 준비 중이다.

병원들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하얀 거탑> 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해 온 동국대한방병원(지난해 9월 개원)과 경희동서신의학병원(올 6월 개원) 가운데 동국대한방병원이 촬영지로 결정됐다. 개원 이후 20편 정도의 드라마 촬영을 해온 동국대한방병원 관계자는 “ <하얀 거탑> 은 본격 의학 드라마로서 병원이 주무대가 되는 만큼 제작팀에게 ‘꼭 우리 병원에서 찍으라’고 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신축개원한 건국대병원은 <외과의사 봉달희> 의 무대로 결정됐고, 경희동서신의학병원은 <1과 2분의1> 촬영을 협의 중이다.

신생 병원이 아니어서 빈 병동을 내 주기 어려운 병원들은 ‘컨텐츠 자문’으로 일조하고 있다. <이발사> 작가팀은 최근 2개월간 아주대병원에서 진료과를 돌면서 의사들과 회진, 외래진료를 함께 봤다. 병원 측은 대신 “병원 외관이라도 촬영하면 어떠냐”는 은근한 압력을 넣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 <종합병원> , 서울대병원은 <외과의사 봉달희> 작가팀이 2개월 간 공부를 하고 갔다. 대한영상의학회는 “진단방사선과 전문의를 의사가 아닌 보조인력으로 여기는 일반인이 많다”며 <종합병원> 에 진단방사선과 의사를 등장시키는 역할 PPL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의학드라마가 병원 홍보에 큰 도움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94년 <종합병원> 의 무대였던 아주대병원은 개원 전후 20개월간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병원 인지도와 의대 지원율이 급상승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광고효과만 따져 100억원 이상의 이득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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