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4일 민족의 대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휴가 길어 예년처럼 귀성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지는 않았지만 명절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서울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여객터미널 등에는 양손에 한아름 선물 꾸러미를 들고 고향 길을 재촉하는 귀성객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들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귀성객들의 표정에는 고향에 간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웃음이 가득했다.
전남 여수시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기 위해 서울 영등포역에 나온 문제현(40)씨는 “고작 해야 1년에 한두 번 가기 때문에 매번 죄스럽지만 그래도 어머니를 뵙는다는 생각에 기분은 최고”라고 말했다. 강남고속터미널도 오후가 되자 일찌감치 근무를 마친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이 몰려 들었다. 부산으로 혼자 내려간다는 손성균(30)씨는 “올해도 일가 친척들이 결혼하라고 잔소리하겠지만 기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인천 연안부두여객터미널에는 백령도 연평도 등 인근 섬을 찾으려는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백령도로 가는 여객선을 기다리던 김권용(31)씨는 “취업 핑계 대고 3년이나 부모님을 찾아 뵙지 못했는데 올해는 번듯한 직장에 들어간 만큼 제대로 인사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후 들면서 고속도로 정체 구간이 늘어나 오후 3시15분 서울을 출발한 차량은 부산까지 7시간29분, 광주까지 5시간20분, 강릉까지 3시간45분이 걸렸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안성_천안, 영동고속도로 호법_이천, 서해안고속도로 비봉_서해대교 구간은 오후 내내 거북이 운행이 계속됐다. 도공은 “4일 하루 동안에만 서울에서 36만대의 차량이 빠져 나갔다”며 “5일 저녁까지 하행선 고속도로는 정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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