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계획 예고와 관련, 미국이 3일 실제 핵실험이 강행될 경우 지금과는 전적으로 다른 상황이 올 것임을 경고하는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강경 대응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집트 방문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에 질적으로 다른 상황을 조성할 것"이라며 "이 지역의 많은 나라들이 북한과의 관계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미국은 틀림없이 우리가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 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는 전적으로 다른 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전적으로 다른 대안으로 대처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따라서 무력사용을 허용하는 유엔헌장 7장의 원용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결의안 추진,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 등 전면적 경제제재 등의 현실화 가능성 등이 앞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됐다.
라이스 장관은 다만 군사 행동 검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 핵실험은) 아주 도발적인 행동이 될 것이라는 점만 지적하고자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도 이날 니카라과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은 적극적인 (대량살상무기)확산국가"라고 전제, "그들이 핵실험을 한다면, 그리고 그 기술을 퍼뜨린다면 우리 다소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날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저지하기 위한 '예방적 외교(preventive diplomacy)'전략의 수립을 촉구하는 한편 프랑스, 일본 등과 함께 북한을 강력 규탄하는 의장 성명 또는 언론발표문 채택을 검토하는 등 안보리 차원의 대책마련에도 착수했다.
존 볼튼 유엔주재 미 대사는 이날 "안보리는 성명 발표 등의 차원을 넘어 핵실험이 북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키 위한 일관되고 단계적인 '예방적 외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 마르크 드 라 사블리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안보리의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대북 성명의 채택을 요구했다. 그러나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모든 당사국들이 자제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가장 좋은 길은 이 문제를 6자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지도부가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해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정을 준수하고 기존의 모라토리엄(발사 유예 선언)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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