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를 없애려는 농민혁명으로 탄생한 중국에서 9,999위안(약120만원)만 내면 하루 동안 집사와 하인들을 거느리며 대지주(大地主)의 위세를 마음껏 부릴 수 있다는 체험 상품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장쑤(江蘇)성 리양시의 우추(吳楚)농경문화원은 10월 1일부터 1주간 이어지는 국경절 연휴를 겨냥, 리양시 헝지앤(橫澗)진 소재 농장에서 지주 역할을 체험하는 상품을 지난달 말 출시했다.
지원자들은 거금을 지불하면 농경문화원측이 배치한 집사, 하인 등의 안내에 따라 식사와 산책 등을 하면서 절대자의 지위를 탐닉하게 된다. 물론 하인들은 몸을 최대한 낮추고 굽실거리는 태도로 지주 체험자의 쾌감을 극대화시킨다.
하지만 리양시의 한 80대 노인은 “옛날 내가 지주 집에서 머슴살이하면서 온갖 고생을 했는데 이제 지주 행세를 상품화하다니 세상이 어떻게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중국 언론과 네티즌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이 상품을 만든 딩전싱(丁振興) 우추 농경문화원 사장은 “오락과 재미를 즐기는 상품일 뿐이며 다른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딩 사장은 문의전화가 가끔 오지만 선뜻 체험을 즐기려는 사람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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