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법원에 황혼이혼을 신청하는 사례가 신혼부부의 이혼 신청보다 더 많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1~7월 법원에 접수된 전체 이혼 신청 사건 2,057건 중 혼인 기간이 26년 이상인 경우가 391건(19%)으로 법원이 분류하고 있는 8개 연령대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혼인기간이 11~15년인 부부의 이혼 신청 사건은 323건(15.7%)으로 뒤를 이었고 16~20년 301건(14.6%), 4~6년 271건(13.2%), 7~10년 259건(12.6%), 21~25년 235건(11.4%) 순이었다.
특히 혼인기간 1~3년(193건ㆍ9.4%), 1년 미만(84건ㆍ4.1%) 등 신혼부부의 경우는 26년 이상보다 이혼 신청 건수가 크게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랜 결혼생활을 한 부부들은 배우자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파경을 맞는 일이 드물 것이라는 상식과는 다른 셈이다. 법원 관계자는 “장ㆍ노년층의 경우 과거에는 이혼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이혼 신청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혼을 신청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성격 차이(39.9%)가 가장 많았고 약물ㆍ알코올 등 중독(16.8%), 경제문제(12%), 외도(6.8%) 등이 다음이었다. 시댁 및 처가와의 갈등이 이혼 원인인 282건 중 151건은 설 명절이 있는 1, 2월에 접수됐다. 박종택 서울가정법원 공보담당 판사는 “설과 추석 등 명절 기간에 가족 간 갈등을 겪은 뒤 이혼하는 ‘명절 증후군’으로 이혼 신청 건수가 급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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