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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 킹' 일본산 심바 한국 상륙채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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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 킹' 일본산 심바 한국 상륙채비 완료

입력
2006.10.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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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태생의 사자왕 심바는 일본에서 길들여져 한국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1997년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을 기초로 해 뮤지컬로 만든 후 1년 뒤 도쿄에 정착, 공연 8년 만인 지난 7월 31일 5,000회 무대 상연 기록(총 관객수 310만여명)을 막 달성한 뮤지컬 ‘라이온 킹’이 한국 상륙을 코앞에 두고 있다.

9월 30일 일본 도쿄(東京). 뮤지컬 전문 극단 시키(四季)의 극장 중 ‘라이온 킹’ 전용 극장인 하루(春) 극장에서 사상 첫 한국 버전이 A팀의 실연으로 탄생했다. 이튿날 B팀 공연까지, 지난 8월부터 극단 시키측에서 숙식하며 완성한 첫 한국어 무대였다.

일본에서는 이례적인 5, 6차례 열광적 커튼 콜은 물론, 곳곳이 한국인들로 메워진 것은 좌우로 나눠진 교포 사회의 진풍경이었다. 첫날 온 조총련계 노상현(57ㆍ조선대 음악과 피아노)교수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잘 알고 있던 터에 격려의 말이라도 해 주려 왔다”며 “자본주의적 예술이지만 격려의 말이라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악당 스카를 연기하는 김승락은 일본 태생의 금강산가극단 출신으로, 일본 뮤지컬계에서 주역급으로 통하는 배우다. 향후 한국서의 본격 활동을 위해 두 달 전 국적을 한국으로 바꿔둔 김씨는 “이번 무대에 성공, 본격 한국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에 살고 있는 친지의 안전을 위해 본인의 신상에 관한 일체의 정보 공개를 극히 꺼리고 있는 실정.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이념의 벽을 넘어섰다. 부자유친 등 동양적 가치관과 경극(중국)과 그림자극(인도) 등 동양적 기법이 적극 구사된 무대는 동서양 예술 어법이 서로를 탐하는 포스트모던적 미학을 구현한다.

5m 높이에 달하는 돌출 무대, 배우의 몸과 일체가 돼 산 것처럼 움직이는 기발한 동물 등 브로드웨이식 볼거리는 10분 넘게 끊이지 않는 커튼 콜을 충분히 설명해 준다. 겉보기에 화려한 무대 바로 아래는 무대를 들었다, 올렸다, 돌리는 데 필요한 각종 기계 장치로 가득 차 있다. 무대의 감초인 앵무새 쟈즈를 조작하며 연기하는 B팀의 정유헌(31)은 “눈ㆍ입ㆍ날개 등이 손가락 조작으로 진짜 새처럼 따로따로 움직여야 한다”며 “한국인들에게 이런 무대를 꼭 한번 보여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한일 문화 교류에서 한 획을 긋는 자리로도 관심이 높다. 원로 연출가 김정옥(74), 극단 사계의 대표 아사리 게이타(73ㆍ淺利慶太) 씨 사이에 1980년대 이후 지속돼 온 연극 교류의 결과이기도 하다. 아사리 씨는 일본 전역에 9개의 극장을 갖고 있는 일본판 ‘뮤지컬 공장’의 대부. 그는 “수입이 날 경우, 연습장을 건립하는 등 한국 뮤지컬의 발전을 위해 재투자 할 것”이라며 문화 교류의 차원임을 강조했다.

이번 무대에 앞서 한국 배우와 스탭 등은 극단 시키의 연습 캠프에서 파견하는 등 8월부터 강도 높은 훈련에 들어갔다. 한국 상연 대본도 아사리의 부탁으로 김씨가 최종 감수한 것. 원문에 없던 우리 속담이 적소에 등장, 한국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것도 그래서다.

한국판 ‘라이온 킹’은 10월 28일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샤롯데극장에서 공연을 시작, 적어도 1년의 장기 공연에 들어간다. 1년이란 제작비 215억의 이 무대가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3년 공연은 큰 흑자를 보게될 것이라고 8년째 공연중인 시키측은 말한다.

AㆍB팀의 스탭 20여명, 배우 70여명 밖에도 지금 30여명의 C팀이 일본에서 연습중이다. 부상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하려는 것. (02)423-8145

도쿄=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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