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천덕꾸러기' 된 까치 피해대책 세워야
유럽, 중국,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 서식하고 있지만 제주도, 울릉도, 독도, 일본 등지에는 본래 살지 않던 까치는 예로부터 우리민족에게는 길조(吉鳥)로 여겨져 왔다.
지금도 시골에서는 감나무의 감을 다 따지 않고 까치밥이라고 몇 개씩 남겨두는 인정이 남아있을 만큼 까치는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다. 하지만 까치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전국적으로 커짐에 따라 까치는 길조가 아닌 천덕꾸러기로 전락해가고 있다.
제주도도 예외는 아니어서 단감, 감귤은 물론이고 양배추 모종을 뽑고 잘라먹는 등 채소작물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어 심지어 원망과 타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제주도에는 원래 까치가 없었다. 1989년 모 스포츠 일간지의 창간 20주년과 모 항공사의 제주취항을 기념해 육지로부터 53마리가 처음으로 들어왔다.
도입 당시 대량증식이 이루어질 경우 제주지역 고유 생태계 파괴와 농작물 피해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있었으나 대다수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길조의 도입이라는 우호적인 여론에 묻혀버렸다.
까치가 제주도에 들어온 뒤 거센 바람 속에서도 손쉽게 둥지를 짓고 번식에 성공하였으며, 천적이 적고, 먹이가 풍부해 그 수가 증가하면서 제주 전역으로 서식영역을 넓혀가게 되었다.
농작물 피해가 계속 확산되자 제주도에서는 1999년부터 까치를 유해조수로 지정해 작년에는 3,900여 마리를 포획하였으나, 이는 연간 증식량에도 못 미쳐 피해가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의 한 연구에 의하면, 지난해 관찰된 까치는 총 3,186마리이고 886개 둥지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관찰된 것만의 집계여서 실제는 더 많을 수 있다.
더구나 제주도에 이입된 까치는 다른 조류의 알이나 파충류들도 포식하는 등 제주도 고유 생태계에 피해를 미치는 것으로 조사돼 현재와 같은 추세로 늘어난다면 토착 생물종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2차 대전 직후 군사장비에 끼어 미국 괌에 들어온 갈색나무뱀이 새, 박쥐, 도마뱀 등 토종생물을 무차별로 포식하여 조류 12종, 도마뱀 9종을 절멸시킨 사례를 연상케 한다.
제주도의 까치는 도입된 지 17년이 지난 지금 비토착종의 도입이 생태계와 재산상 어떠한 피해를 주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제주도는 섬 지역이어서 다른 지역으로부터 새로운 까치의 이입이 없으므로 잘 대처하면 생태계와 재산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그리 불가능한 일로 보이지 않는다. 비록 늦었지만 제주도의 까치피해가 더 급증하기 전에 까치문제를 해결하려는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윤성규 국립환경과학원장
■ 또다시 안전불감증 사고라니
대전의 꿈돌이랜드 놀이기구 사고 소식을 들었다.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해 상상하기조차 싫다. 밝혀진 사고의 원인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안전요원들의 안전점검 소홀이 원인이라고 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사고가 난 놀이기구인 스윙드롭은 머리 위에서 무릎까지 내려오는 안전바, 안전바와 좌석을 이어주는 안전벨트, 이를 고정해주는 안전고리 등으로 안전장치가 구성돼 있다고 한다.
또 안전요원이 직접 좌석 옆의 레버를 올린 뒤 안전벨트를 채워줘야 제대로 작동하게 돼있는데 당시 현장에 있던 2명의 안전요원이 이용객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제대로 확인치 않고 서로 안전점검을 미루었던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위험수위를 넘어선 안전불감증 사고들을 여러 차례 보아왔다.
롯데월드 놀이공원 안전사고와 상주 시민운동장 대형 압사사고 등 부주의와 안전조치의 미흡으로 발생했던 사고들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또다시 발생한 놀이기구 어린이 추락사고를 보고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의 심각성을 느꼈다. 말 그대로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불행한 인재이다.
정기태ㆍ경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경장
■ 한우 위기를 재도약 계기로
2003년 12월24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보도 이후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2년10개월 만에 재개된다고 한다. 그래선지 요즘 산지 한우 값이 추석 및 연말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조기 출하 영향 등으로 예년과 달리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한우 농가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수입 중단으로 인한 한우값 강세로 서민들이 한우 고기 맛보기를 어렵게 만든 부분도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과 더불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한우 산업은 또 한번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고급육 생산을 위한 노력과 원산지표시제, 쇠고기 이력제 등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즉 다시 우리 한우가 도약할 수 있는 확실한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한우농가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품질의 한우고기를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호ㆍ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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