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발굴된 경주 계림로 14호분의 출토 유물에 화려하고 정교한 황금 무늬가 새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경주박물관은 5세기 중반, 6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림로 14호분 출토 유물에 대한 보존 처리 과정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한 결과 안장가리개, 띠고리꾸미개에서 금ㆍ은 입사(入絲) 기법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신라인들은 말 안장의 앞과 뒤를 가리는 안장가리개 쇠판(鐵板)의 전면(全面)에 가는 홈을 낸 뒤 금과 은으로 홈을 메우는 기법으로 용과 톱날 무늬를 새겼다. 또 말에 걸친 줄의 고리와 가죽을 연결하는 금속 장식인 띠고리꾸미개에는 맞새김(투조ㆍ透彫) 기법으로 무늬를 새긴 뒤 새 혹은 식물 넝쿨을 입사했다.
신라의 금ㆍ은 입사 자료는 큰 칼의 자루 혹은 칼 몸에 새겨진 물고기, 용, 거북등 무늬와 글씨가 대부분으로 경주 호우총, 창녕 교동고분 및 계성고분 출토품이 대표적이다.
경주박물관 관계자는 “가야나 백제의 입사 유물이 있지만 그것은 대부분 칼에 새긴 것이었다”며 “이번처럼 말 안장 전체를 입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이번 유물은 신라의 금ㆍ은 입사 기법이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적용된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것으로, 신라와 동북아 고대 사회의 입사 기법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계림로 14호분에서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발굴된 장식보검(보석을 붙인 칼)과 구슬장식(유리구슬 안에 작은 사람 인형을 집어넣은 장식) 등 외래 유물이 발견돼 고분의 성격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물은 향후 피장자와 고분의 성격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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