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이 일으키고 있는 한류 열풍이 일본의 작은 마을을 강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일본 JAL 여자 농구팀 감독을 맡고 있는 임영보 감독(전 현대산업개발 감독)과의 인연으로 지난해 11월 일본 홋카이도의 비호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 소도시인 만큼 해외 프로팀의 방문은 우리은행이 처음.
3번째 방문이지만 이번에도 이들의 환대는 남달랐다. 비호로 시장과 비호로 농구연맹 회장 등 지역 인사들이 직접 공항에 마중 나와 마치 영웅이라도 귀환한 듯 현수막을 내걸고 우리은행 선수단을 맞았다. 4차례 우승을 차지한 명문 팀의 방문에 큰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아울러 숙박 등 편의시설 제공에서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정작 한국에서는 소외된 여자 농구지만 이곳에서는 최고의 ‘칙사’ 대접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열린 비호로 고등학교 남자팀과 우리은행의 연습경기 때는 마치 마을 잔치처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동네 사람들이 체육관을 찾아 선수들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주민들은 체육관 주변에서 일본의 토속 음식을 직접 만들며 ‘한국’과 ‘농구’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라멘집’이나 편의점을 가도 한국 사람임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 깅코(우리 은행)?”라고 물을 만큼 비호로는 지금 온통 우리은행 열풍이다.
1일에는 일본 아사히 신문의 홋카이도 지역 속보판에 우리은행의 방문 소식과 훈련 일정이 자세하게 소개됐다. 한국 언론에 보도된 ‘지옥 훈련’이라는 표현을 빌어 강도 높은 훈련 일정, 그리고 한국 여자프로농구리그에서 4차례 우승을 차지한 명문 팀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았다. 2일에는 비호로 농구 관계자 등과 우리은행 김창호 단장 등 양국 인사 80여명이 참석하는 리셉션이 열리기도 했다.
비호로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 이상의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우리은행은 한국과 한국농구 소개에 앞장설 수 있다는 점에서 비호로 전훈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면서 또 다른 ‘한류 열풍’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비호로(일본 홋카이도)=성환희기자 hh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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