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스캔들’로 위기에 몰린 헝가리의 페렌츠 주르차니 총리가 1일 지방 선거 완패 후 2일 의회에 자신에 대한 신임 투표를 요청했다.
주르차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수용하겠다, 정부에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다”며 이 같이 밝히고 의회의 신임 투표는 6일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헝가리에서 실시된 지방의회 선거에서 사회당이 완패함에 따라 사임 압력이 더욱 가중된 데 따른 것이다.
헝가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중도우파 야당 ‘피데스’가 19개주 가운데 18곳, 23개 대도시 중 19곳을 휩쓸고, 시장선거에서도 23개 대도시 가운데 15곳을 차지하는 등 압승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전체 득표율에서도 ‘피데스’는 52.7%를 기록, 37.6%에 그친 사회당연합에 크게 앞섰다.
사회당이 선전한 곳은 수도 부다페스트 정도. 1990년 공산정권 붕괴 이후 계속 부다페스트 시장을 지내고 있는 뎀스키 가보르 현 시장이 5연속 당선에 성공, 간신히 체면을 세웠다.
오르반 빅토르(사진) ‘피데스’ 총재는 개표 후 “총리가 이번 주 내 사임하지 않으면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겠다”고 총리를 압박했다. 라슬로 쇼욤 대통령도 선거 직후 TV 연설에서 “주르차니 총리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훼손시켰다”며 의회에 총리 해임 검토를 요구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 유지를 위해 경제상황과 관련 국민을 속여온 주르차니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사회당의 패배는 곧 주르차니 총리에 대한 국민의 불신임으로 여겨지고 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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