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정상회담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8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하는 쪽으로 막판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와 언론은 이에 관한 언급이 없다. 일본 언론이 연일 회담 일정에 관한 보도를 쏟아내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중국이 1일부터 1주일간 국경절 연휴인 점도 있지만, 일본보다 느긋하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기본 자세가 읽혀진다.
중국은 일본측 성의와 회담 일정 문제를 놓고 숙고하는 듯하다. 아베 총리가 대 중국 담화를 밝힐 것이라는 일본측 보도가 나오는 것으로 미뤄 중국은 일본측에 성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달라는 입장인 중국으로서는 “정 어렵다면 중국 인민이 아베 총리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8일부터 11일까지는 중국 공산당 16기 제5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6중전회) 기간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내년 17차 당대회에 앞서 권력을 다지는 중대한 행사다. 일본측 희망대로 8일 방중이 성사된다면 이례적인 시기와 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소식통은 2일 “아베 총리가 방중한 뒤 방한하는 쪽으로 협의가 진행되는 게 현재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방중이 성사되면 5년 만에 중일 정상간 방문 외교가 재개되는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2001년 10월 8일 베이징을 실무 방문, 중일전쟁 발발 지점인 루거우차오(盧溝橋)를 방문한 뒤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과 회담한 것이 양측간 마지막 정상 방문 외교였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1년 10월 21일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002년 4월 중국 하이난(海南)도 보아오포럼 참석 때 중국측과 짧은 회담을 가졌지만 이는 양국간 공식 방문외교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은 그 뒤로는 국제무대에서 조차 고이즈미 총리와의 만남을 거부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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