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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 '틀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하는 힘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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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 '틀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하는 힘 키워라'

입력
2006.10.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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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논술은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논제(논술 제목)를 택하였다. 내용은 대부분 ‘사고력’과 ‘가치판단(옳고 그른가, 좋고 나쁜가)’이었다. 그런데 고교는 학생의 인지능력(지식을 배우는 것) 확대에 주력하기 때문에 논술은 고교생에게 쉽지 않다. 따라서 참고해야 할 여러 제시문이 필요하였고, 분량도 길어서 서·본·결 형식이 적절하였다.

이와 달리 통합논술에서는 글의 소재나 논제가 국어, 윤리, 법과 사회, 수학, 물리, 생물, 미술 등 고교의 여러 과목과 관련을 가진다. 그러므로 내용은 ‘통합적 사고력’과 ‘인지 영역’이다. 예컨대, 문제는 사회현상의 논술에서 수학을 이용하도록 요구한다. 이 경우 학생은 사회와 수학을 함께(통합) 생각해야 한다. 가치평가는 비중이 약하거나 없다. 제시문과 문제가 다양하고 여럿이기에 한 문제당 글자 수는 적다. 글자 수가 적으면 서·결없이 본론만 적는다.

따라서 통합논술을 잘 치르려면, 첫째 ‘생각하는 힘(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여러 교과목을 종합적으로 이용하여 현상, 원인, 결과, 대책을 파악, 분석,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를 위해서는 최소 2학년 2학기부터는 교과목을 ‘통합’해서 배워야(교과 간 소통교육) 한다. (수시1이 없어져서) 고교생이 3학년 2학기에 수시모집에 지원하더라도 준비에 1년은 필요하다. 셋째 이러한 논술에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통합교과에서 문제를 분석·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링도 다양하다. 한 문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계산 종류도 방정식, 확률 등 여러 가지이다. 따라서 정답은 하나로 정해지지 않으며, 그래서 평가자(대학)는 풀이의 적절함과 우수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할 때, 좋은 대비책은 2학년 1학기에 ‘최소한의 기초’를 다진 뒤 2학기부터는 ‘논술 모의고사’를 연습하는 것이다. 논술의 출제 형식은 대학별로 거의 일정하다. 따라서 지원 대학을 정한 뒤, 그에 맞추어 준비를 하면 효과가 크다. 예시문제나 기출문제는 어렵기에 문제 파악이 쉽지 않다. 하지만 난이도 낮은 모의문제부터 시작하면 자신감도 키우고 출제유형도 쉽게 익힌다. 지원대학의 출제 유형만 확실히 파악하면 학생은 내신, 수능, 통합논술 준비를 ‘병행’할 수 있다.

준비할 구체적인 내용은, 문과에서는 제시문 독해와 요약, 짧은 글짓기, 사회현상에 관한 표·그래프의 분석과 종합 등이다. 1천자 이상의 긴 논술도 있으므로 지원 대학의 출제 유형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장문 논술의 경우 ‘개인과 사회’는 자주 출제되는데, 이런 논제가 출제되는 까닭을 이해하면 효율적인 준비와 수준 높은 답안이 가능하다. 최근 늘어나는 신자유주의와 경제문제는 ‘시장과 국가’, ‘상품화의 범주’처럼 현상 이전의 본질적인 측면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신설된 이과 논술에서는 ‘과학사와 과학철학’이 필요하다. ‘과학혁명의 구조’를 쓴 쿤은 유명하지만 한 사람에 불과하다. 통합논술과 관련해 대다수는 수리의 확률·통계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절반만 진실이다. 여러 단원에서 출제가 가능하며, 내용도 도구적인 계산에서 벗어나 수학사나 현대수학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데올로기와 패러다임처럼 자주 나오는 용어는 문·이과 모두 정확히 아는 게 좋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학교에서는 현재 통합논술을 못 배운다. 통합논술은 학생이건 교사이건 짧은 시일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서울시 교육청의 ‘꿀맛닷컴(kkulmat.com)’은 좋은 곳이다. 학생에게 꼭 필요한 모의문제와 첨삭이 있다. 지금은 투박하지만 앞으로는 많이 세련될 것이다.

사교육이 필요하다면 ‘학교특강’도 검토해 볼 수 있다. 과학고, 외국어고 등에서는 이미 여러 학교가 실시하고 있다. 학교특강은 사설학원의 1인당 1시간 10만원 수업료를 4천원(30명 기준)으로 낮춘다. 리베이트가 없거나 외부 지원이 있으면 더 낮아진다.

적절한 프로그램이 있고 강사가 뛰어나면, 수업 효과도 좋다. 강사확보가 어려운 지방은 강사들이 노는 시기인 2-6월을 이용하면 된다. 논술 응시자가 적은 고교는 학운위나 교육청의 중재 아래 인근 학생을 모으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업체 선정은 학교 특강의 큰 약점이다. 좋은 업체라도 학교별로 강사가 달라서 수업의 질이 일정하지 않다. 또 수업 효과도 강의계획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적절한 팀의 선정은 쉽지가 않다.

김영규 서울 노량진 비타에듀 강사 kim935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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