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 전임 교원 1인당 학생수는 32.2명(겸임ㆍ초빙 교수 포함 28.2명)으로 초ㆍ중등학교(25.1~15.1명)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대학교원 1인당 평균 학생수(14.9명)의 2배가 넘는다. 한마디로 콩나물 대학이라는 얘기다. 새삼스러운 통계는 아니지만 대학의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한심스러운 일이다. 현장에 가 보면 한 강의실에 100명 이상이 수강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니 토론이나 실험ㆍ실습 중심의 강의는 어렵고 교수의 설명을 듣고 리포트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실이 이런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의 대학 투자는 적고 대학은 대학대로 재정 규모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현실을 타파하려는 대학 사회의 노력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주최한 국립대 법인화 관련 공청회가 국ㆍ공립대 교수들의 물리적 저지로 무산됐다. 국립대 법인화가 경쟁력 강화의 전부는 아니지만 토론마저 하지 않겠다는 자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립대학들도 학교 간 내지는 학교 내 통ㆍ폐합을 통해 경쟁력 있는 분야는 덩치를 키우고 그렇지 않은 분야는 다른 대학에 넘겨 주려 해도 교수를 비롯한 교직원들의 반대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방 사립대를 비롯한 상당수 대학들은 정원조차 채우지 못해 우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타개책을 찾는 데는 극히 소극적이다.
올해 3월 기획예산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립대 통ㆍ폐합 등 구조조정과 함께 단과대와 학과별로 특성화 방안 및 구조개혁안을 미리 제시하고 그에 따라 정부가 차별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권고한 바 있다.
기업이나 각종 재단의 지원을 끌어들이는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대학을 살리고 대학의 힘을 키우는 방안이 없거나 이를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대학 구성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