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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수들의 단장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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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수들의 단장 검거

입력
2006.10.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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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편 모아 놓고 이게 무슨 공청회냐. 교육부의 요식적인 절차를 따를 수 없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교수는 언성을 높였다. "어용 교수나 키울 거냐"는 힐난도 잊지 않았다. 검은 조끼를 입은 이들도 신속히 움직였다. 단상 위는 금세 '국립대 법인화 어림 없다'는 대형 플래카드 3개와 40여명의 대학 교수ㆍ교직원에게 점령 당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대강당은 난장판을 옮겨 놓은 듯했다. 이 소동이 없었다면 대강당에선 '국립대학법인의 설립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을 터였다.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진 몸싸움과 고성 끝에 경찰에 연행된 이들은 다름 아닌 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 전국교수노조,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과 전국대학노조, 전국공무원노조의 조합원들이다. 국립대 법인화 공청회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이들의 진행 방해는 과거에도 수 차례 있었다.

이들의 우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당장 대학이 법인화되면 다른 사회 영역에서처럼 무한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의 막무가내식 행태는 우리 사회가 충분히 이성적인 대화와 타협을 할 준비가 돼 있나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교수는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지성인이다. 이들에게서 논리와 질서를 찾기 어렵다면 지성인과 범인(凡人)의 구별은 무의미해진다. 그렇기에 대학의 운영 구조를 바꾸는 문제를 대한 그들의 접근방식 또한 지성인다워야 한다.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라고 해서 폭력과 폭언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법인화가 부당하다면 반박할 논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다음 공청회에선 교수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마이크를 뺏는 일엔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박원기 사회부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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