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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재선은 무난 경제는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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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재선은 무난 경제는 곤란

입력
2006.10.0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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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1일 실시된 대선에서 재선될 것이 확실시된다. 대선을 하루 앞둔 3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45~48%의 지지율로 34% 전후의 지지율을 보인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노동자당의 잇단 비리로 52%까지 올랐던 지지율이 소폭 낮아져 1차 투표 당선권인 50%를 밑돌고 있으나 유효투표에서는 50% 이상 확보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돼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은 많지 않다.

노동자당이 야당을 매수했다는 대형 비리가 밝혀진 후에도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은 빈곤층이 그에게 절대적 신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세 끼 밥을 먹게 해 주겠다”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룰라 정부는 재임 중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빈곤층 가구에 매달 최고 56달러를 보조하는 가족수당인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정책을 실시했다.

시사주간 타임에 따르면 1,110만 가구, 약 4,500만 명이 이 정책의 혜택을 입어 매달 평균 30달러씩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로 인해 2002년 전체 국민 중 26.7%를 차지하던 빈곤층도 3년 만인 2005년 22.8%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엄청난 고금리를 유지하며 물가 상승률을 2002년 8.3%에서 2005년 6.9%로 억제해 거의 모든 남미 국가들이 시달리고 있는 인플레 문제를 겪지 않도록 했다. 이 결과 식료품 등 생활 필수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않아 빈곤층의 굶주림 해결에 도움이 됐다. 한편 최근 수년 동안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수출도 늘어 무역수지 흑자는 2002년 132억달러에서 2005년 371억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빈곤타파 정책의 이면을 지적한다. 우선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지속하고 있는 살인적인 고금리 정책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해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다. 2002년 7.0%였던 실업률은 2005년 9.8%로 늘어났다.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경제 성장률도 3년 동안 1.0%에서 2.4%로 올랐지만 10%를 넘는 중국이나 8% 전후인 인도, 러시아에 비하면 거의 정체 수준이어서 ‘브릭스(BRICS)’ 국가에 끼는 것조차 민망하다.

지난해 9월 이래 연속 10개월 기준금리가 하향 조정, 당시 19.75%에 달했던 금리가 현재 14.25%까지 떨어졌지만 실질 금리는 여전히 남미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빈곤 해결 등을 위한 정부의 사회 지출이 14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급증한 것도 룰라 집권 2기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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