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의 '콩나물 강의실'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대부분 대학에서 토론식 수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대학의 교원 1인당 학생수는 국내 고등학교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학들과 비교할 때 평균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3면
국회 교육위 소속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이 1일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재학생 1만명 이상인 60개 대학 가운데 교육부가 제시한 전임교원 확보기준을 충족한 대학은 4곳에 불과했다. 전국의 4년제 대학 173개 가운데 전임교원 확보기준을 채운 대학도 26곳에 그쳤다.
이에 따라 173개 대학의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는 평균 32.2명에 달했다. 겸임 및 초빙교수를 포함하더라도 교원 1인당 학생수는 28.2명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의 교원 1인당 학생수보다도 훨씬 많은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초ㆍ중ㆍ고교 교원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25.1명, 중학교 19.4명, 고교 15.1명이었다.
또 2003년 OECD 회원국의 대학 교원 1인당 평균 학생수는 14.9명으로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가별로는 미국 15.2, 일본 11명, 독일 12.5명, 프랑스17.6명, 영국 18.2명 등이다. OECD 회원국이 아닌 브라질(15.7명)과 아르헨티나(16명) 인도(22.2명)의 대학 교원 1인당 학생수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었다.
전국 대학 가운데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가 가장 적은 대학은 신경대(3.2명)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포천중문의대, 영산선학대(이상 3.3명) 등이었다. 재학생수가 1만명 이상인 60개 대학의 경우 가톨릭대(9.7명), 인제대(15명), 울산대(17.9명) 순천향대(18.7명) 서울대(20.8명) 등 순으로 조사됐다.
대학의 계열별 교원 1인당 법정 학생수는 자연과학ㆍ공학ㆍ예체능 분야 20명, 인문사회 25명, 의학 8명 등이다. 그러나 국내 대학의 평균 전임교원 확보율은 65.5%이고, 겸임 및 초빙교수를 포함해도 74.9%여서 학생수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대학에서 토론식 수업이 불가능하고 주입식 강의만 이뤄진다면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임교원 확보율을 끌어올리고 교수들의 자질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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