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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논술채점 교수들이 말하는 '고득점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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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논술채점 교수들이 말하는 '고득점 팁'

입력
2006.10.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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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가르쳐 준 모범 답을 외워서 써서는 결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서울대가 2008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부터 논술 반영 비율을 현재 10%에서 30%까지 올리기로 하면서 논술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서울대 입시 논술 채점에 참여했던 교수들이 한결 같이 강조하는 논술 고득점 팁은 이렇다. ‘암기식 답안’ 은 잊고 ‘자기 만의 답안’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인문대의 한 교수는 “여러 수험생이 비슷한 문장 구조에 똑 같은 한자성어를 예로 드는 경우도 있었다”며 “암기식으로 공부하지 말라는 뜻에서 논술 시험을 치르는데 그 논술을 외워서 쓰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의 설명도 비슷하다. 한 관계자는 “처음에 자기 생각을 쓰던 학생들도 논술 대비 학원에서 짧은 시간 동안 논술 공부를 하다 보면 글 전개 방식부터 사례까지 비슷해 진다”며 “이 경우 금방 티가 나기 마련이며 제 아무리 논리 전개나 구성이 짜임새 있다 해도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논술은 외워서 쓰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또 다른 교수는 “문장에 주어가 없거나 여러 문장이 엉켜 있는 경우 감점”이라며 “화려한 표현이나 부사가 많아도 모두 군더더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맞춤법이나 비유가 적절한 지와 글자 수가 정해진 범위를 넘었는 지도 꼭 신경 쓸 부분이라는 게 교수들의 지적이다.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쓰듯 말 줄임 단어를 쓰거나 ‘ㅋㅋ’, ‘ㅎㅎ’ 같은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경우 감점 요인이 된다. 한 교수는 “답안지에 고친 부분이 너무 많으면 ‘이 수험생은 정리가 잘 되지 않았구나’ 라고 판단하고 점수를 깎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일까. 채점에 참여했던 교수들은 자기 생각이 뚜렷한 글, 논리 전개가 명쾌한 글, 쉽게 읽히는 글을 꼽았다.

한 교수는 “출제자가 의도한 논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논리를 펼친 글에 높은 점수를 줬다”며 “술술 읽히고 마지막에는 글쓴이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이를 위해 같은 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글을 자주 써 보고 토론해 볼 것을 제안했다. 한 교수는 “지금 나와 있는 논술 교재는 대부분 고전을 요약한 것”이라며 “논술은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지 여부를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조리 있게 풀어 내느냐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 몇 권을 읽더라도 전체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교과서 심화 학습 문제가 가장 좋은 논술의 예”라며 “일부러 어려운 주제를 찾아서 연습할 필요 없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가지고 자기 생각을 정리해 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교수는 “‘신문활용교육(NIE)’을 잘 활용하면 한 주제를 가지고 여러 사고를 접할 수 있어 좋다”고 강조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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