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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빅3 대선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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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빅3 대선경쟁 본격화

입력
2006.10.0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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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빅3’의 경쟁이 불붙고 있다. 독일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30일(현지시간)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데 이어 강력한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하루 뒤 출마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이 전 시장은 “서로 페어플레이를 하자”고도 했다. ‘100일 민심대장정’의 골인 지점을 앞두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일 강재섭 대표 등 당직자들의 응원 속에 도약을 위한 몸부림을 계속했다.

■ 대선후보 경선출마 선언한 박근혜 "모든 공조 가능성 오픈"

박근혜 전 대표는 30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식당에서 가진 수행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선후보)경선에 참여하려 한다”며 “한나라당으로 정권을 재창출해 우리나라를 잘 사는 선진국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 출마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신과 김대중 전 대통령 간의 공조가 거론되는 것과 관련,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고 서로 추진하는 정책 방향이 맞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순전히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다면 그것은 야합”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당내 논란거리로 떠오른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참여 경선제)에 대해 “수개월에 걸쳐 당원들이 합의해 만든 대선 후보 경선 룰을 개인의 유불리를 따져 쉽게 바꾼다면 누군가가 다른 주장을 할 때마다 룰은 바뀌게 될 것”이라며 “(바꾸려면)당원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전 시장의 내륙운하 건설 공약에 대해 “운하가 과연 필요한지 좀 더 조사하고 검토해봐야 한다”고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앞서 박 전 대표는 29일 재독 교포들과 만나 “여러분들이 조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선진한국을 만드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40년전 여러분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린 아버지 어머니의 소망을 평생 잊지 않고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재독교포 300여명은 1960~70년대독일로 파견됐던 광부와 간호사 출신으로, 64년 독일을 방문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함보른 탄광을 찾아 “우리 후손들 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눈물로 연설했던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다.

■ 이명박의 포항 결의 "후보들간 감싸 안아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일 고향인 경북 포항에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지난달 29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포항을 방문한 이 전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선에 참여해 한나라당이 승리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후보들끼리 지나친 경쟁을 하면서 서로 상처를 입히면 정권을 찾아오는데 역행하는 것이고, 상대 당에게만 좋은 일이 된다”며 “(후보들간) 상대를 존중하고 감싸 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그간 경선출마를 묻는 질문에 즉답 대신 “당연한 질문을 한다”는 식으로 에둘러 반응했지만, 이날은 보다 강한 출마 의지를 시사한 셈이다.

이 전 시장측은 간담회 후 “경선출마를 공언한 것은 아니며,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한 일반론적인 언급”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박근혜 전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한 시점에서 당내 ‘페어플레이’를 강조한 점 등을 놓고 볼 때 사실상 출마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앞서 이 전 시장은 30일 유년기를 보낸 포항시 덕성리를 방문, 선영을 참배한 뒤 친지들을 만났다. 이 전 시장의 포항 방문은 3년만이며, 덕성리 고향을 찾은 것은 14년만이다. 이 전 시장은 “힘들고 어린 시절 고향을 눈물로 떠났는데 이렇게 웃으면서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고 말해 주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어 모교인 동지고교(구 동지상고)와 영흥초교를 방문했고, 1일에는 충혼탑을 참배하고 청소년 시절에 다녔던 포항제일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한 뒤 상경했다.

지역 주민들은 이 전 시장이 가는 곳 마다 ‘이명박’을 연호하며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등 대선 유력주자로 고향을 찾은 이 전 시장을 환영했다.

■ 대국민 메시지 가다듬는 손학규 "서민들에 꿈·희망 주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일 대전의 한 제과점 빵 공장에서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맞았다. 1일은 ‘100일 민심 대장정’의 94일째.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일 대선 후보 경선 참여 뜻을 밝혀 대권 레이스가 한껏 달아 올랐지만, 손 지사는 “내가 해 온 대로 밀고 나가겠다”며 묵묵히 빵만 구웠다. 그는 강 대표에게 “민생 체험을 해 보니 대한민국이 어렵고, 특히 서민들이 희망을 잃어 마음이 아프다”며 “서민에 꿈과 희망을 주도록 당과 정치를 바꿔 보자”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전 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와 정계 개편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선 “대장정이 끝날 때 까지는 민심만 탐구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손 전 지사의 입은 민심 대장정을 끝맺는 9일에 열릴 것 같다. 그는 이 날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올라와 대장정을 정리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측근들은 손 전지사가 민심 대장정을 통해 우량주라는 것은 알렸지만 저평가 상태는 벗어나지 못한 만큼 “무조건 파괴력 있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손 전 지사는 “내가 할 말은 내가 정리하겠다”며 대대적 정치 개혁을 화두로 한 발표 내용을 가다듬고 있다.

하지만 손 지사는 당분간 경선 참여 선언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 측근은 “손 전 지사가 100일간 국민들 이야기를 듣고 한다는 첫 마디가 ‘내가 경선에 참여하겠소’라면 그간 고생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며 “출마 선언은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11월 초 '민심 대장정 2탄'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1차 대장정이 국민의 목소리를 묵묵히 듣는 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국민들을 설득하고 함께 토론하는 '소통'의 대장정이 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는 내년 1월께 미국과 중국 방문도 검토 중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프랑크푸르트=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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