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ㆍ요미우리)이 또 다시 ‘흑곰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98년에 이어 또 다시 역전패의 위기에 몰렸다.
이승엽은 국내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된 98년 두산의 ‘흑곰’ 타이론 우즈(37ㆍ주니치)에게 홈런왕 경쟁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97년 32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에 올랐던 이승엽은 여세를 몰아 2연패를 노렸으나 막판 우즈에 덜미를 잡히고 만 것.
그 해 이승엽은 7월27일까지 33홈런으로 우즈에 무려 9개 차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이후 이승엽의 페이스가 하강세를 보인 반면 우즈는 9월에만 10홈런을 몰아치는 등 막판 급피치를 올리며 이승엽을 추월했다. 42대 38 우즈의 승리.
8년 만에 98년의 악몽의 재현될 조짐이다. 지난 18일까지 우즈에 5개 차로 앞서가던 이승엽이 28일 마침내 역전을 허용했다. 이승엽이 지난 18일 히로시마전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날린 뒤 깊은 침묵에 빠진 사이 우즈는 28일 요코하마전에서 40호와 41호를 잇따라 쏘아올리는 등 최근 6경기에서 6홈런을 때렸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이승엽이 우즈에 비해 유리할 게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이승엽은 후반기 들어 무릎 부상에 시달린 탓에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승엽이 시즌 종료까지 9경기밖에 안 남겨둔 반면 우즈는 14경기나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비관은 이르다. 이승엽은 우즈에 못지않게 몰아치기에 능하다. 유독 홈런포를 많이 뿜었던 요코하마(10월3~5일), 한신전(10월7, 8일)이 남아있다는 것도 희망적이다.
도쿄=양정석 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