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가 바람났다 / 송강희 지음 / 한스미디어 발행ㆍ1만원
-“내 남편은 절대로 바람 피우지 않을 거야. 남편이 바람 피우면 이혼이야. 애 때문에 산다고? 말도 안돼.” 그렇게 말했던 제 친구들, 전멸했습니다.
서울의 한 평범한 주부가 ‘바람’ 앞에 ‘전멸’한 친구들의 사연에서 얻은 교훈을 인터넷에 연재했고, 그것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해서 나온 게 송강희씨의 ‘내 남자가 바람났다’다. 이 책은 그러니까, ‘바람’의 피해자가 읽으면 좋을 실전대응 가이드북이고, 걱정하는 이들을 위한 사전 훈련 매뉴얼이다.
저자는 ‘바람’이 우리가 원하는 그림처럼 ‘우아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결혼이, 삶이, 이 사건 자체가 본질적으로 우아한 것과는 거리가 먼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글은 자신의 인터넷 필명(캡사이신)처럼 맵고 짜릿하다.
바람을 피우다 들키자 일부일처제의 폐해를 들먹이며 자신을 정당화하는 경우, 무조건 용서를 빌거나 대뜸 이혼을 요구해오는 경우 등 각각의 경우에 대한 대응법을 저자는 주변 사람들의 아픈 체험사례를 통해 전한다. 상대 여자를 대응하는 데 필요한 원칙, 전사(戰士)로 거듭나기 위해 갖춰야 할 일들, 이혼(혹은 용서) 이후를 위해 고려할 사항 등. 남편의 ‘바람’을 알게 된 순간 여자는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든다. 원망 분노 울분 고통…, 때로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삶 자체를 내팽개치기도 한다. 저자가 조언한 ‘남편이 바람 났을 때 꼭 해야 할 여섯 가지 일’이다.
①하루 생활계획표 짜기 ②정신과 치료 받기 ③집안 일 열심히 하기 ④운동 시작하고 용모 가꾸기 ⑤상황에 맞게 아이들 길들이기 ⑥돈 챙기기.
‘꼭 하지 말아야 할 일’로는 진실 파악에 목숨 걸지 말 것, 조급하게 굴지 말 것 등이 들어있다. “바람 피웠다는 사실보다 이 싸움의 과정,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에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뉜다. 알만큼 알고 배울 만큼 배운 여자들이 생각처럼 ‘쿨하게’ 이혼하지 못하거나 바람을 봉합한 이후로도 줄곧 불안과 걱정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여자’들의 이야기인 2부, 유부남과의 ‘바보 같은 사랑’에 빠진 처녀들의 착각을 꼬집는 3부, 바람을 우습게 아는 남자들에게 쓴 4부.
책은 ‘가정이니 행복이니 하는 세상의 가치’를 운운하지 않는다. 이혼이 옳냐 그르냐, 당신의 사랑이 순수하냐 불륜이냐를 따지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 자신’이 중요하기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상처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전할 따름이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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